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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프린스의 독서노트/소설

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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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 열대야 때문에 고생이시라면
미스테리 소설은 어떨까해서 한권 골라봅니다.



자꾸만 책표지의 빗방울이 손에 뭍어나는 것 같아서 몇번이나 확인했다.


[ 엑기스와 뽀인뜨 알아보기 ]

Image: Suat Eman / FreeDigitalPhotos.net

요즘 진액 이런거 좋다는데...그런거 아닌가?..-.-;;

1. 긴장감있는 구성

TV드라마처럼 이후 내용을 예상할 수 있는 흔한 복선 같은 표현은 쓰지 않았다.
숨겨진 미래의 이야기와 뒤따라오는 긴장감있는 전개가 그저 흥미진진할 뿐이다.
아울러 작가가 독자 속이기에 능하다고 하니 읽어보면서 스스로 사건을 풀어보는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2. 등장인물별 관점을 통한 감각적인 심리묘사

물흐르듯 흘러가기만하는 전개보다는 각 등장인물의 시각에서 바라본 사건의 재구성이
다시금 긴장감을 더해준다.
거기에 감각적인 상세한 심리묘사가 눈에 띈다.

이 책의 뒷표지를 보면 그 미묘한 심리묘사를 예상할 수 있다.

새아버지를 죽이고 싶은 렌
그런 오빠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가에데
엄마를 죽인 것은 새엄마라고 되뇌는 다쓰야
엄마를 죽인 것은 자신이라고 자책하는 게이스케



다소간 복잡할 것 같은 구조의 유사한 가족관계에 얽힌 이야기는
책의 앞부분에서 이미 독자로 하여금 이해를 넘어 몰입의 경지로 안내하기에 충분하다.

3. 비와 용이라는 상징적인 도구

Image: Salvatore Vuono / FreeDigitalPhotos.net


이건 뭐 딸기우유사러 갔다가 없어서 딸기따로 우유 따로인 딸기 우유도 아니고-.-;;
비와 용인데 착한사람에게는 용이 보인다고 한다.-.-;;.

비와 용의 관계가 참 절묘하다.
책의 앞부분에 용에 대한 전설이 배경이 되어 어머니의 죽음과 연결지어준다.
그리고 책의 전반에 걸쳐있는 비속에서의 용.
비만 내리지 않았으면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을텐데..라고 생각하는 주인공의 말이
나의 뇌리에도 그대로 각인된다.

참고로 일본의 용은 우리가 아는 용과는 좀 달라서 야마타노오로치라 하는데
위키백과에 따르면 여덟머리와 여덟 개의 꼬리를 가졌으며, 눈은 꽈리처럼 새빨가며, 등에서는
이끼와 나무가 자란다. 배는 피로 문드러져 있으며, 여덟 골짜기와 여덟 봉우리에 걸쳐있을 정도로 거대했다고 한다.

일본의 용에 관한 전설 중에 하나인 삼종신기 중 하나인 덴소운켄의 내용은 이 책의
내용 전반에 모티브가 되는 것 같다.

4. 현대 가족사회의 재편이 낳은 또 다른 문제의 해석

복잡한 가족구성 이런 것들이 동양사회에서는 그리 흔한 소재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드라마 소재로는 제외하기로 하자.-.-;;)
그로 인해서 생기는 가족간의 갈등을 두 가정을 통해서 너무나 절묘하게 엮어가고 있다.

하지만 자칫 복잡한 가족관계 만을 이용한 미스테리 소설이었다면 도덕성에 심각한 결함을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거기에서 그치지만은 않는다.
가족의 소중함의 메시지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는 작가의 센스도 그대로 발휘된다.

읽는 내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하고 질문하고 있는걸보면
아마도 빠져들고 있었나보다.

5. 그리고 반전...

요즘은 어떤 미디어에도 필수로 등장하는 반전.
이책에도 반전이있다.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어 밝히지는 않지만 예상하기 어려운 반전이 있어 더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아마도 책의 후반부에 오기 전에는 그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운 전개라고 생각된다.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마지막 장의 숨막히는 전개도 독자로 하여금 흥미진진한 긴장감의 연속이다.
아마도 작가는 영화 시나리오를 염두해둔 구성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딴지 살짝만 걸기 ]

Image: luigi diamanti / FreeDigitalPhotos.net
 


이건 딴지라기 보다는 그냥 애교 수준..^^

-1. 어린 아이의 추리력의 부자연스러움
다소 아쉬운 점은 어린아이의 너무나도 명석한 두뇌를 발휘하는 추리력이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물론 소심하지만 꼼꼼한 성격으로 그려지기는 하지만 아이의 나이를 생각하면 조금은 오버스러워 보인다.

-2. 어린 아이들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는 주인공이 되는 설정
문화적인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나 어린아이들이 살인사건의 주인공이 되고
또 휘말린다는 것이 좀 아쉽다.
물론 요즘 세상을 반영하여 쓴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독자를 생각하면
현실과 허구의 벽을 허물어버릴 정도의 좋은 소설이어서 그런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 읽고 나서 뒷풀이 ]

Image: Salvatore Vuono / FreeDigitalPhotos.net


이런 뒷풀이는 아닌듯 하다.

개인적으로 미스테리 소설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적 셜록홈즈전집이나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등을 신나게 읽었던 기억이 나지만
나이가 먹고서는 이런 미스테리류는 이 책이 처음이라 더욱 신선했던 것 같다.

일본문학이라는 타이틀을 달기에는 내가 아는게 너무나 없고,
일본작가의 글이라면 그간 익숙했던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요시모토 바나나 같은 사람들 뿐이었지만
뭔가 꼼꼼하고 세심한 표현으로 독자를 사로잡을 거라는 일본작가에 대한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았다.

책의 속지에도 잘 나와있지만 이 책의 작가인 미치오 슈스케는 말그대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 2004년 '등의 눈'으로 호러서스펜스대상 특별상 수상
- 2007년 '섀도우'로 본격미스테리대상 수상
- 2009년 '까마귀의 엄지'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
- 2010년 '용신의 비'로 오야부하루히코상 수상
- 2010년 '용매의 꽃'으로 야마모토슈고로상 수상



그가 이책으로 수상한 오야부하루히코상의 이전 수상자들을 보면
-4회 수상자인 오쿠다 히데오
-7회 수상자인 시즈쿠이 쇼스케 등
주목받는 작가들을 위한 상이라고 보인다.

왠지 다른 수상자의 책들도 찾아서 읽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마지막으로 '용신의 비'라는 이 작품 극장에서 다시 만나면 어떨까?



- Real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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