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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장편소설

시장과 전장





시장과 전장 / 박경리 / 마로니에북스



  박경리 작가의 글을 읽어본 기억이 없다. 물론 각종 매체를 통해서 듣는 유명세라는 것에 

끌려 이제서야 책을 들었지만 '시장과 전장'은 그 작품들 중에서 초기작품이다. 약간은 아주

오래된 소설을 읽고있는 느낌이 들었지만 나름의 스토리와 묘사력은 살아있다.



 "죽는 일만은 마음대로 안 되는 법이야."

후욱 숨을 내쉰다.

 " 어디 있어도 살 사람은 살고 죽을 사람은 죽지. 조상의 땅을 버리고 낯선 곳에 가서 나는

못 살아. 선영 뫼시는 것도 내가 있는 동안뿐인데, 좋은 세상이 와서 옛날같이 된다 해도

너희들이 고향에 돌아와 살겠니? 선산에 풀 베는 것도 내 살아 있는 동안이지. 나는 그걸

알고 있어." (본문중에서 p19)


   가장 어려운 부분이 세대간의 인식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래도 자신의 세대가 

아닌 상황에서 그들의 생각을 표현한다는 것이 작가의 어려운 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요즘은 세상이 변해서 웹툰과 같은 장르도 스토리라는 것을 중시하고 있는데 소설과 

마찬가지로 작가는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생생하게 묘사할줄 

알아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간접 경험과 뛰어난 관찰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그 애가 노상 하는 말이 이 세상에는 누구나 바라는 그 파랑새가 없다는 거예요.

치루치루 미치루는 산을 넘어 파랑새를 찾아갔다가 못 찾고 집에 와서 파랑새를 보았다

하지만 그건 바보였을 거라는 거예요. 제일 바보들이 회색새를 파랑새라 믿고 살고, 

그 다음 바보들이 때때로 회색 새로 보면서 파랑새로 볼려고 애를 쓰고, 그 다음 눈이

바로 박힌 사람들이 제대로 회색새로 본다는 거예요. 제일 바보가 인생을 속아 살아서

병신이지만 저 자신은 좋고, 다음은 비겁하고 미련스런 인생을 살고, 세 번째는 숫제 

아무것도 없다는 거예요. 진리는 공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그 애는 세 번째에 속하니

자기는 아무래도 죽을 수밖에 없다는 거죠. (본문중에서 p73)


   인용 치고는 길게 뽑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너무나도 우리네 인생을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아닐까. 하지만 현실을 왜곡해서라도 살아나가려는 의지를 얻을 수 

있다면 그 자체로만도 행복한 것이 아닐까. 회색새를 회색새로 밖에 볼 수 없다면 

인생은 언제나 회색일 수 밖에 없는것. 그것은 아무런 희망도 없이 그저 현재 안에서만

자신을 가두게 되고 아무런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반복해 나가는 

껍데기의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든다.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진다. 로버트 같이

살아가는 회색새만을 바라보는 삶. 파랑새는 결국 우리 눈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마음속에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전장과 시장이 서로 등을 맞대고 그 사이를 사람들은 움직이고 흘러간다. 사람도

상품도 소모의 산길을 내달리며, 그리고 마음들은 그와 반대 방향으로 내달리고 있는

것이다. 사라져 가는 민심을, 사라져가는 인민들의 불길을 억기로라도 되살기리에는 

오직 승리가, 사람과 상품의 소모를 막아줄 결정적인 승리가 있을 뿐이라고 기훈은

생각한다. '민중을 믿다니 어림도 없는 소리, 그들도 결코, 결코 우리를 믿지 않았다.

그들은 어떠한 약속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오직 현실을 받아들일 뿐이지.'

(본문중에서 p246)


   냉철한 현실인식에 의한 깨달음이라 할지라도 대중, 민중이라는 단어 앞에서 어설픈

예측이라는 것은 힘을 얻기 어렵다. 알 수 없는 것이 대중의 힘이라는 것이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세상에서 우리들 대중은 알 수 없는 선택으로 이 세상을 이끌어간다.

때로는 힘없는 모습으로, 때로는 우매한 대중으로 모습으로, 때로는 성난 폭도의 모습으로

우리는 어디로 흘러가는 것일까. 누군가는 이러한 대중들의 흐름을 역사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기록하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각자의 삶일 뿐인데......



   필자가 어렸을 적에는 학교에서도 반공 포스터니 한강에서 삐라를 가져오면 상을주고

그러던 시절이었다. 물론 지금 세대들이 읽기에는 '시장과 전장'이라는 소설이 6.25라는

다소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주제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신세대들이 그저 '밴드 오브

브라더스'와 같은 전쟁 드라마에서 느끼던 감상적인 느낌으로 접근하면 딴동네(?) 이야기

로만 느껴질 그런 이야기이다. 하지만 모든 세상을 우리네 경험을 통해서만 느낄 수 없듯

간접 경험 안에서의 그 시대의 이야기를 느껴보자. 


  조금은 지나보이지만 박경리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섭렵해보고 싶어진다. 



 - Real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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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쓰여진 저자명

알퐁스 도데 외라 되어 있지만

속지안의 작가나 작품이나

아는게 거의 없네








명장면으로 읽는 세계 명작선2 / 알퐁스 도데 외 / 부광


제목 그대로 세계 명작선 중에서 명장면이라 할만한 부분만을 발췌해서 편집한 소설책이다.

세계 명작 매니아(?)라면 모두 알만한 소설인지는 모르겠지만 필자는 아는 소설이라 할만 한게 

없었다. 하지만 눈깜짝 할 사이에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왜?


"왜 만들어야 하지? 이미 모든 것이 존재하는데, 슬플 때가 있으면 기쁠 때도 있어. 피곤할 때가

있으면 멀리 떨어져 있는 집을 생각할 때도 있지. 자신이 미천한 죄인 같고 벌레 같은 인간처럼

느껴져서 스스로가 싫어질 때도 있어. 다른 사람이 친절하게 대해 주지 않아서 울고 싶어질 때도

있지. 이미......, 모든 것이 존재한다고. 그런데 왜 다른 것을 만들어야 하지."

(장 크리스토프 / 로맹 롤랑, p36 본문중에서)


다분히 철학적이다. 궤변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모든 세상 안에 있는 완벽해 보이는

자연스러운 모든 것들이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단지 그 안에 인간이라는 존재가

함께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생각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모든

새로운 존재에 대한 부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미학 차원에서는

그 말 자체가 정답일지 모르지만 설사 같은 존재라 할지라도 우리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또는 느끼는 관점에 따라 다른 것이 될 수 있는것이 세상이기에 하루하루 노력하며 살아가는 것

아닐까. 물론 작가가 하고자하는 말이 다른 의미라면 과감하게 패쓰~



우리는 식탁 위의 요리가 좋은지 나쁜지, 계절 요리가 있는지 없는지, 맛이 좋은지 나쁜지

하는 것에는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나는 그런 것에는 완전히 무관심하도록 키워졌기 때문에

식탁에 어떤 음식이 놓여 있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그런 식이었기 

때문에 지금도 식사를 하고 조금만 지나면 무엇을 먹었는지 완전히 잊어버릴 정도다.

(나의 소년시절 / 벤저민 프랭클린, p155 본문중에서)


필자는 군 시절에 고참의 질문 중 가장 곤혹스러웠던 것이 바로 식사메뉴에 대한 질문이었다.

분명 방금 전에 식사를 마치고 왔지만 그 질문에는 답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벤저민 프랭클린

이 이야기하는 것을보면 이것이 습관에서 나온 그저 무관심에 불과하다고 하니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든다. 때로는 점심시간이 되면 다들 '오늘은 뭐먹지'라는 주제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는 매일매일이 반복되는데, 사실 필자의 경우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점심을 '잠시 넣어두는 것'이라는 표현으로 치부해 버리곤 하는데 음식에 대한 예의는 아니리라

생각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난 일을 완전히 습득했고 형에게 꽤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좋은 책을 구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다. 서점의 점원과 친구가 되었기 때문에 가끔씩 괜찮은 책을 빌릴 수 

있었지만 더러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고 빨리 돌려줘야만 했다. 저녁에 빌려서 아침에

돌려주지 않으면 서점 주인이 분실했다고 착각해서 소동이 생길 수도 있었다. 그래서 책을

밤새워 읽기도 했다. (나의 소년시절 / 벤저민 프랭클린, p161 본문중에서)


우리가 흔히 자기계발 서적에서 만나는 문구 중에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라던가 

'벼랑끝에 나를 밀어넣는다'와 같은 뭔가 애절하고 간절히 원하는 모습을 말하는 문구를 

많이도 보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아주 오래전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을 보면 간절함을

떠나서 자신에게 간절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만들어 자기계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은가.

우리에게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그것은... 마치 파랑새처럼...



그 당시에 "스펙테이터"라는 옛날 잡지를 한 권 발견해서 몇 번을 읽었는데 기뻐서 견딜 수가

없었다. 훌륭한 문장이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그런 스타일로 쓰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한 문장 한 문장에 포함된 의미를 표시가 될 정도만 종이에 옮겨 적고, 며칠 동안은 덮어 둔 

뒤 그 표시를 보고 떠오른 적당한 단어를 사용해서 각각의 문장이 완전한 의미를 갖고, 원래의

책과 가능한 한 비슷하도록 연습을 했다. 

(나의 소년시절 / 벤저민 프랭클린, p165 본문중에서)


어쩌다보니 벤터민 프랭클린 자서전에 초점이 맞춰져 버렸지만 자기계발 측면에서 그야말로

빈틈이 없다. 위의 글을 잘 읽어보면 요즘 수많은 작가들이 동일한 방법으로 문장력을 키워온

필사에 대해서 그는 이미 수백년 전에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방식도 지금의 작가들이 

하는 방식과 전혀 다름이 없다. 스마트한 세상에 트렌드가 하루가 다르다고 하지만 근본적인

것들은 변함이 없는것 같다. 단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만 조금씩 바뀌어 갈 뿐...



"엄마, 좋은 점수가 무슨 도움이 되는 거지?"

"좋은 점수라고 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아." 엠린의 어머니는 대답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받으면 자랑스러운 거란다. 아마 너도 알게 될 거야. 귀중한 상은 

명예만 있을 뿐 특별한 득이 되지 않는다는 걸."

(어머니 이야기 / 아나톨 프랑스, p193 본문중에서)


아, 이쯤되면 철학적이다 못해 몽환적 이기까지 하다. 좋은 점수는 그저 명예이고 특별하게 

좋은 점은 없다라는 것. 어렵다. 때로는 이런 어려워보이는 선문답에서 우리는 삶의 진리를

얻어가기도 한다. 어느 순간 답이 보이는 듯한 충격을 받고 그 깨달음이 우리 생활의 전반을

둘러싸버리는 그런 느낌이 아닌가 생각된다. 

삶에 너무나도 지쳐있는 우리에게 필요한건 어느순간 밀려오는 알지못할 깨달음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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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지막인가
2천 페이지를 넘는 대작이
끝을 향해 달려간다.
하지만 지루함은 없다








1Q84 Book3 /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 2010년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와도 말하지 않고, 좁은 곳에 혼자 틀어박혀 있는 건 실제로
해보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야. 아무리 터프한 인간이라도 얼마 못 가서 신음을 흘리지.
특히 누군가에게 쫓기는 그런 경우에는." (본문중에서 p54)


우리들 모두 이런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이버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만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자신만의 공간에 자신을
가두면서 살아가는 우리들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1Q84의 세계에서의 아오마메에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누군지 아니까 괜찮아요." 후카에리는 말했다.
"전화를 건 게 나인 줄 미리 안다는 얘기?" "다른 전화는 안 받아요."
하긴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덴고는 생각했다. 그 역시 고마쓰에게서 걸려오는 전화는
어쩐지 그의 전화라는걸 안다. 전화벨이 성급하고 신경질적으로 울리는 것이다.
(분문중에서 p131)


전화벨은 원래 같은 크기로 울리는거 아닌가? 하지만 왠지 공감이 가는건 왜일까?
지금 키보드를 두드리면서도 왠지 세게 치면 글자가 진하고 크게 써질 것만 같다.
기술이 좀 더 진화하면 그런 것들이 가능해 지겠지만, 우리의 감성이 기계에 반영된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무섭다.


"그리고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혹시나 해서 다시 말씀드리지요.
요청하신 토픽에 대해 입수할 수 있는 정보는 모두 입수했습니다. 우시카와 씨가 그 내용에
불만이 있다 해도 우리는 책임을 질 수 없습니다. 기술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기
때문입니다. 보수는 노동에 대한 것이지, 결과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본문중에서 p165)


아 정말 깔끔한 말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마음이다.
언제나 고객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지 하는게 직장인들의 마음아닐까?
보수는 노동의 몫이고 결과에 대한 것은 아니라는 말. 언젠가는 꼭 써먹어 보고 싶다.
뭐 핵심은 당신의 요청대로 처리했기 때문에 결과는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이지만 가장 판타지하게
느껴지는걸 보면 현실은 역시 거리가 먼가보다.


그리고 남이 하는 말에 - 그것이 어떤 말이건 -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는 것을 습관으로
삼았다. 거기에서 뭔가를 얻으려고 항상 유의했다. 그 습관은 이윽고 그에게 유익한 도구가
되었다. 그는 그 도구를 사용하여 수많은 귀중한 사실을 발견했다.
세상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의 머리로 뭔가 생각한다는 걸 아예 하지 못한다. - 그것이
그가 발견한 '귀중한 사실' 중 하나였다. 그리고 생각을 하지 못하는 인간일수록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본문중에서 p229)


너무 공감이 가서 할 말이 없을 지경이다. 정말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자신만의 생각을 하는가?
생각을 하는 것이 정말 내 생각일까? 가장 공감하는 부분은 생각을 할줄 모르는 인간일수록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에는 나이가 들면 그렇게 변하는 것인줄 알았는데
나이와는 관계 없다는게 최근의 생각이다. 내 자신도 그런것은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고 '
생각해본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진리로 여겨지는 것들이 대부분의 경우 상대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키워나갔다. 또한 그는 배웠다. 주관과 객관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명료하게
구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만일 그 경계선이 애초에 명료하지 않다면 의도적으로 그것을
이동시키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본문중에서 p305)


조금은 어렵게 쓰여진 문장이지만, 우리의 삶 자체가 이렇게 주관과 객관 사이에서 적절하게
타협하는 순간들로 메워져 있는 것은 아닐까? 나이가 들면서 어떤 것에 대한 정의는 없다고
말하곤 한다. 정의는 없고 오로지 의도만 있다고...... 사실 슬픈이야기 이지만 살아가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그렇게 이해할 수 밖에 없다.


고마쓰는 코 양옆에 주름을 잡은 채 오래도록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는 한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말 기묘한 세계로군. 어디까지 가설이고 어디서부터 현실인지, 그 경계가
갈수록 모호해져. 이봐 덴고, 자네는 소설가로서 현실이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겠나?"
"바늘로 찌르면 붉은 피가 나는 곳이 현실세계예요." 덴고는 대답했다. (본문중에서 p450)


어지러운 현실에 대한 심플한 해답. 우문현답인가?
답으로는 명쾌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자체가 혼돈 그 자체 아닐까?
그래서 그 혼돈의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역시 자기 자신을 붙잡는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의 중심에 내가 있어야만 이 혼돈의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이글을 읽고 자신의 손가락을 바늘로 찔러 보는 이는 없기를.....


"사람 하나가 죽는다는 건 어떤 사연이 있건 큰일이야. 이 세계에 구멍 하나가 뻐끔 뚫리는
거니까. 거기에 대해 우리는 올바르게 경의를 표해야 해. 그러지 않으면 구멍은 제대로
메워지지 않아." 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구멍을 그냥 놔둘 수는 없거든." 아다치 구미는 말했다.
"그 구멍으로 누군가 빠져버릴지도 모르니까." (본문중에서 p594)


 하루키의 소설을 읽으면 뭔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는 다른 차원의 세상에 자유롭게
이동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그 이동을 통해서 대리만족을 느껴가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한다고 생각한다. 필자도 그 중에 한 사람이지만 1Q84의 끝자락에 서서 그의
스타일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는 느낌이지만, 아주 길었던 장편에서 지루한 느낌이 전혀없이
읽어진 세 권의 책을 보면서 다시금 그의 창작력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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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시절 나의 상상력을 대신 표현해 준 작가
그와의 재회
나의 1Q84년을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의 초대장
다시금 나의 상상속 세상과 그의 세상이 교차한다









1Q84 Book2 /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 2009년

얼마전 3권까지 다 읽었다. 무려 2000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이지만, 짧게만 느껴진걸 보면
역시 하루키다. 그동안 나온 신작들을 건너뛰고 오래간만에 읽어서 그런지 세월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지겨워 질수도 있겠지만 역시 하루키 스타일로 쓰여진 소설이다.

때로는 판타지 같은 감성으로 쓰여진 부분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하루키의 소설을 표현하자면
'대리만족'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내가 상상속에서 꿈꾸는 것들을 그는 소설로
재연시켜주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도 거대한 스토리와 함께 그만의 섬세한 표현들이
가득차있다. 하루키 팬이 아니라도 기대를 가지고 읽어봐도 좋을 듯.

하지만 어찌 됐건 그런 내적인 변화는 '공기 번데기' 리라이팅 작업 덕분에 생겨난 것 같다.
후카에리의 이야기를 자신의 문장으로 고쳐 쓰다보니 자신의 내면에 있는 이야기로 자신의
작품을 쓰고 싶다는 강한 마음이 덴고 안에 생겨났다. 의욕이라고 할 만한 것이 싹텄다.
그 새로운 의욕 안에는 아오마메를 원하는 마음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았다. (본문 p112)


우리가 책을 쓰고 싶다는 것, 글을 쓰고 싶다는 것 자체가 모두 그런 것 아닐까?
자신의 내면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고 싶다는 것이라는...
그런 것들이 촉발제가 되어 한 권의 책으로 태어나나 보다.

과거를 바꿔 써봤자 분명 그리 큰 의미가 있을 리 없다. 고 덴고는 실감한다.
연상의 걸프렌드가 지적한 대로다. 그녀가 옳다. 과거를 아무리 열심히, 면밀하게 다시
바꿔 쓴다 해도 현재 나 자신이 처한 상황의 큰 줄거리가 변하는 일은 없다.
시간이라는 건 인위적인 변경은 모조리 취소시켜버릴 만큼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그것은 이미 가해진 수정에 다시금 새로운 수정을 덧칠하여 흐름을 원래대로 고쳐갈 게 틀림없다.
다소의 세세한 사실이 변경되는 일은 있다 해도, 결국 덴고라는 인간은 어디까지나 덴고일
수밖에 없다. (본문 p113)


과거는 과거일 뿐, 인위적인 변경은 시간에 의해서 모조리 취소되어 버린다.
한번쯤 생각하고 지나치는 것들이지만, 이런 것들을 글로 표현하는 섬세함이 일반인과
작가의 차이가 아닐까? 소설에서의 이야기라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공감이 간다.

'설명하지 않아도 돼' 덴고는 말했다.
설명을 듣지 않으면 모른다는 건 설명을 들어도 모르는 것이다. (본문 p252)


이 부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물론 나에게도 그렇다.
논리적으로 이해하면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는 말이지만, 세상이 그렇게 생각된다.
세상에 너무나 많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있기에 우리는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결국 수많은 생략들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받아들이기에 자꾸만 이런 생각들이
들어온다. 모든걸 다 설명할 수는 없는거다.

'자네는 두려워하고 있어. 예전에 바티칸 사람들이 지동설을 받아들이기를 두려워했던 것처럼.
그들 역시 천동설에 절대로 오류가 없다고 믿었던 건 아니야.
지동설을 받아들이는 것이 몰고 올 새로운 상황이 두려웠을 뿐이지.
거기에 맞춰 자신들의 의식을 재편성해야 한다는게 두려웠던 것뿐이야.
정확히 말하자면 가톨릭 교회는 아직도 공식적으로는 지동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자네도 마찬가지야. 지금까지 오랫동안 몸에 걸쳐온 단단한 방어의 갑옷을 벗어던지는 걸
두려워하고 있어. (본문 p333)


변화하기 싫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 것 같다. 내 자신도 그렇다.
언제나 과거의 성공에 대해서 고수하고 그것이 현재의 최선인듯 행동하는 것.
하지만 거기에 새로운 주장들이 항상 더해지기에 세상은 재미있는 것이 아닐까?

새 중에서 '팔색조'라는 새가있다. 여러가지 색을 가진 아름다운 새.
우리가 변화에 대해서 '팔색조'를 많이 비유하는데, 상황에 맞추어 자신을 적절하게
변화시키는 사람들에 대해서 그저 부럽고 감탄할 뿐이다.

1Q84의 세상은 결말로 달리고 있다. 3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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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시절 나의 상상력을 대신 표현해 준 작가
그와의 재회
나의 1Q84년을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의 초대장
다시금 나의 상상속 세상과 그의 세상이 교차한다








1Q84 Book1 / 무라카미 하루키 / 문학동네 / 2009년

얼마전 3권까지 다 읽었다. 무려 2000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이지만, 짧게만 느껴진걸 보면
역시 하루키다. 그동안 나온 신작들을 건너뛰고 오래간만에 읽어서 그런지 세월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지겨워 질수도 있겠지만 역시 하루키 스타일로 쓰여진 소설이다.

때로는 판타지 같은 감성으로 쓰여진 부분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하루키의 소설을 표현하자면
'대리만족'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 이유는 내가 상상속에서 꿈꾸는 것들을 그는 소설로
재연시켜주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도 거대한 스토리와 함께 그만의 섬세한 표현들이
가득차있다. 하루키 팬이 아니라도 기대를 가지고 읽어봐도 좋을 듯.

'거참, 정말 희귀한 이름이시네요'라고. 30년 인생에서 대체 몇 번이나 똑같은 말을 들었던가.
이름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서 시시한 농담을 들어야 했던가. 이런 성으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내 인생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본문 p12)


이름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나는 개인적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름은 자신이 선택한 것이 아니기에 더욱 불만이 많은가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사진과 이름을 맞춰보면 선입견 때문인지는 몰라도 대체로 이름과
외모가 어울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를테면, 글쎄, 자네는 한가지 중대한 사실을 놓치고 있어.' 고마쓰는 말했다.
그의 입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을 만큼 큼직하게, 즐겁게 벌어져 있었다.
'아니, 그보다는 그 사실에서 고의로 눈을 돌리고 있어.
그건 말이지, 자네 자신이 이미 이 일을 하고 싶어한다는 거야.
자네 마음은 이미 '공기 번데기'의 리라이팅을 향해 달리고 있어. 자넨 그걸 잘 알아.
리스크고 모럴이고 알게 뭐냐고. (본문 p62)


항상 모든 대화가 논리적일 수는 없기에 이런 설득의 논리는 더욱 눈이 간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줄은 알지만 너도 하고싶은 일이 아니냐는 설득의 기술.
묘하게 이런 제안에 솔깃하게 되는게 인간이 아닐까?

워드프로세서 화면으로 보는 것과 용지에 프린트한 것을 보는 것은, 완전히 똑같은 문장이라도
눈에 들어오는 인상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연필로 종이에 쓰는 경우와 워드프로세서의
키보드로 치는 경우는 채택하는 언어의 감촉이 다르다. 양쪽의 각도에서 점검해보는 게 필요하다.
프린트 종이에 연필로 수정한 부분을 기기의 전원을 켜고 하나하나 화면에 반영한다.
그리고 새로워진 원고를 이번에는 화면으로 다시 읽어본다. 나쁘지 않아, 라고 덴고는 생각했다.
각각의 문장이 합당한 무게를 지녔고 거기서 자연스러운 리듬이 생겨났다. (본문 p153)


최근에 들어서는 종이에 필기를 하기보다는 스마트폰이나 키보드를 두드려 글을 쓰는 일이
너무나 일반화되었다. 확실히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글로 표현해놓고 보면 달라보인다.
또한 손으로 직접 쓴 글과 컴퓨터에 저장된 글을 또 느낌이 다르다.
컴퓨터로 저장된 글은 왠지 뭔가의 중간과정이 빠져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들을
자꾸만 놓치는 것 같다.
출력해놓고 빨간펜 과정을 거쳐야만 정말로 글을 쓴것같은 그런 느낌.

아오마메는 눈을 감고 관자놀이를 손끝으로 지그시 눌렀다.
아니, 그런 일도 어쩌면 있을 수 있는지 모른다.
내 뇌 속에 현실을 재작성하려는 기능 같은게 생겨나서 그것이 특정한 뉴스만 선택하고 거기에
검은 천을 덮어씌워 내 눈에 띄지 않도록, 내 기억에 남지 않도록 해버렸는지도 모른다.
(본문 p230)


나이를 먹을수록 많은 익숙한 일들을 생략해 나가는 것 같다.
우리가 흔한말로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가지?'라는 표현도 결국은 그런 생략들 때문
느끼는 기분이 아닐까? 지금도 자동으로 익숙한 생각들을 생략하고 있다.

'넌 앞으로도 음악을 계속할 거니?'
'다리가 나으면 다시 유도부로 돌아가요. 어떻든 유도를 하면 밥 굶을 일은 없거든요.
우리 학교가 특히 유도에 힘을 쏟고 있어서요. 기숙사에도 들어갈 수 있고 식당 식권도
하루 세 끼 모두 지급해줘요. 취주악부로는 그렇게 안 되죠.' '되도록 아버지 신세는 지지 않으려고?' '잘 아시잖아요' 덴고는 말했다. 여선생은 미소를 지었다.
'아깝구나. 이렇게 뛰어난 재능을 가졌는데.' (본문 p386)


우리들 현실 아닐까?
항상 '사람이 하고싶은 일을 해야 하는데...' 또는 '하고싶은게 직업이 되면 재미없어'라던가
현실과의 적당한 타협이 우리를 다른 공간에 데려다주곤 한다.
때로는 생존이라는 숙명과 만날때 피할 수없는 선택이 되지만......

'저지른 쪽은 적당한 이론을 달아 행위를 합리화할 수도 있고 잊어버릴 수도 있어.
보고 싶지 않은 것에서 눈을 돌릴 수도 있지. 하지만 당한 쪽은 잊지 못해. 눈을 돌리지도 못해.
기억은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대대로 이어지지.
세계라는 건 말이지, 아오마메 씨. 하나의 기억과 그 반대편 기억의 끝없는 싸움이야. (본문 p623)


세계는 하나의 기억과 그 반대편 기억의 끝없는 싸움이라.....
기억의 세습.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가정환경이 큰 영향을 미치곤 한다.
이 소설에서도 두 주인공의 특이한 가정환경이 그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것이
1984년과 이 소설의 배경인 1Q84년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다.
1권의 살살피어오르는 긴장감이 2권을 곧바로 펴게 만들었다.

- Real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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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 열대야 때문에 고생이시라면
미스테리 소설은 어떨까해서 한권 골라봅니다.



자꾸만 책표지의 빗방울이 손에 뭍어나는 것 같아서 몇번이나 확인했다.


[ 엑기스와 뽀인뜨 알아보기 ]

Image: Suat Eman / FreeDigitalPhotos.net

요즘 진액 이런거 좋다는데...그런거 아닌가?..-.-;;

1. 긴장감있는 구성

TV드라마처럼 이후 내용을 예상할 수 있는 흔한 복선 같은 표현은 쓰지 않았다.
숨겨진 미래의 이야기와 뒤따라오는 긴장감있는 전개가 그저 흥미진진할 뿐이다.
아울러 작가가 독자 속이기에 능하다고 하니 읽어보면서 스스로 사건을 풀어보는건 어떨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2. 등장인물별 관점을 통한 감각적인 심리묘사

물흐르듯 흘러가기만하는 전개보다는 각 등장인물의 시각에서 바라본 사건의 재구성이
다시금 긴장감을 더해준다.
거기에 감각적인 상세한 심리묘사가 눈에 띈다.

이 책의 뒷표지를 보면 그 미묘한 심리묘사를 예상할 수 있다.

새아버지를 죽이고 싶은 렌
그런 오빠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가에데
엄마를 죽인 것은 새엄마라고 되뇌는 다쓰야
엄마를 죽인 것은 자신이라고 자책하는 게이스케



다소간 복잡할 것 같은 구조의 유사한 가족관계에 얽힌 이야기는
책의 앞부분에서 이미 독자로 하여금 이해를 넘어 몰입의 경지로 안내하기에 충분하다.

3. 비와 용이라는 상징적인 도구

Image: Salvatore Vuono / FreeDigitalPhotos.net


이건 뭐 딸기우유사러 갔다가 없어서 딸기따로 우유 따로인 딸기 우유도 아니고-.-;;
비와 용인데 착한사람에게는 용이 보인다고 한다.-.-;;.

비와 용의 관계가 참 절묘하다.
책의 앞부분에 용에 대한 전설이 배경이 되어 어머니의 죽음과 연결지어준다.
그리고 책의 전반에 걸쳐있는 비속에서의 용.
비만 내리지 않았으면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을텐데..라고 생각하는 주인공의 말이
나의 뇌리에도 그대로 각인된다.

참고로 일본의 용은 우리가 아는 용과는 좀 달라서 야마타노오로치라 하는데
위키백과에 따르면 여덟머리와 여덟 개의 꼬리를 가졌으며, 눈은 꽈리처럼 새빨가며, 등에서는
이끼와 나무가 자란다. 배는 피로 문드러져 있으며, 여덟 골짜기와 여덟 봉우리에 걸쳐있을 정도로 거대했다고 한다.

일본의 용에 관한 전설 중에 하나인 삼종신기 중 하나인 덴소운켄의 내용은 이 책의
내용 전반에 모티브가 되는 것 같다.

4. 현대 가족사회의 재편이 낳은 또 다른 문제의 해석

복잡한 가족구성 이런 것들이 동양사회에서는 그리 흔한 소재가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드라마 소재로는 제외하기로 하자.-.-;;)
그로 인해서 생기는 가족간의 갈등을 두 가정을 통해서 너무나 절묘하게 엮어가고 있다.

하지만 자칫 복잡한 가족관계 만을 이용한 미스테리 소설이었다면 도덕성에 심각한 결함을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거기에서 그치지만은 않는다.
가족의 소중함의 메시지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는 작가의 센스도 그대로 발휘된다.

읽는 내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하고 질문하고 있는걸보면
아마도 빠져들고 있었나보다.

5. 그리고 반전...

요즘은 어떤 미디어에도 필수로 등장하는 반전.
이책에도 반전이있다.
스포일러의 가능성이 있어 밝히지는 않지만 예상하기 어려운 반전이 있어 더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아마도 책의 후반부에 오기 전에는 그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운 전개라고 생각된다.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마지막 장의 숨막히는 전개도 독자로 하여금 흥미진진한 긴장감의 연속이다.
아마도 작가는 영화 시나리오를 염두해둔 구성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딴지 살짝만 걸기 ]

Image: luigi diamanti / FreeDigitalPhotos.net
 


이건 딴지라기 보다는 그냥 애교 수준..^^

-1. 어린 아이의 추리력의 부자연스러움
다소 아쉬운 점은 어린아이의 너무나도 명석한 두뇌를 발휘하는 추리력이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물론 소심하지만 꼼꼼한 성격으로 그려지기는 하지만 아이의 나이를 생각하면 조금은 오버스러워 보인다.

-2. 어린 아이들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는 주인공이 되는 설정
문화적인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나 어린아이들이 살인사건의 주인공이 되고
또 휘말린다는 것이 좀 아쉽다.
물론 요즘 세상을 반영하여 쓴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독자를 생각하면
현실과 허구의 벽을 허물어버릴 정도의 좋은 소설이어서 그런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 읽고 나서 뒷풀이 ]

Image: Salvatore Vuono / FreeDigitalPhotos.net


이런 뒷풀이는 아닌듯 하다.

개인적으로 미스테리 소설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적 셜록홈즈전집이나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등을 신나게 읽었던 기억이 나지만
나이가 먹고서는 이런 미스테리류는 이 책이 처음이라 더욱 신선했던 것 같다.

일본문학이라는 타이틀을 달기에는 내가 아는게 너무나 없고,
일본작가의 글이라면 그간 익숙했던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요시모토 바나나 같은 사람들 뿐이었지만
뭔가 꼼꼼하고 세심한 표현으로 독자를 사로잡을 거라는 일본작가에 대한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았다.

책의 속지에도 잘 나와있지만 이 책의 작가인 미치오 슈스케는 말그대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 2004년 '등의 눈'으로 호러서스펜스대상 특별상 수상
- 2007년 '섀도우'로 본격미스테리대상 수상
- 2009년 '까마귀의 엄지'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
- 2010년 '용신의 비'로 오야부하루히코상 수상
- 2010년 '용매의 꽃'으로 야마모토슈고로상 수상



그가 이책으로 수상한 오야부하루히코상의 이전 수상자들을 보면
-4회 수상자인 오쿠다 히데오
-7회 수상자인 시즈쿠이 쇼스케 등
주목받는 작가들을 위한 상이라고 보인다.

왠지 다른 수상자의 책들도 찾아서 읽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마지막으로 '용신의 비'라는 이 작품 극장에서 다시 만나면 어떨까?



- Real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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