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서적을 읽을때면
한없이 작아진다.
모르는게 너무나 많다.
하지만 끝까지 읽는다.
이제 시작이니까......
청춘의독서 / 유시민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유시민의 책은 기존에 경제학 관련된 책을 읽다가 말았던 기억이난다.
이번 책은 어머님께서 선물로 주신 책이다. 선물 받은지는 오래되었지만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읽다가 이제서야 꺼내들어보았다.
인문계열 서적을 읽을때마다 난독증이 일어날듯 하지만, 한 권씩 읽다보면 덜해지리라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읽는 행위 자체가 고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이 이제는 즐거움이 되었으니까......
선거로 대통령이나 총리를 뽑는 현대 민주주의 국가도 예외가 아니다. 그들은 선거를 통해
권력을 차지 한다. 따라서 선거에 이기는 데 큰 공을 세운 참모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들은 높은 직위를 얻어 정권에도 참여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선거전에 능한 사람이라고 해서
국정 운영이나 국가행정을 잘한다는 보장이 없다. 공은 있으나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자리를 주면
국정이 꼬이고 국민의 지지를 잃기 쉽다. 그러나 자리를 주지 않으면 불만을 터뜨리고 권력자를
원망한다. '술을 마시면 자신의 공을 다투고, 술에 취해서는 함부로 큰 소리를 지르고 칼을 뽑아
들고 기둥을 치기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에게 중요한 자리를 주면 국정은 망가지고
최고 권력자는 민심을 잃게 된다. (본문 p172)
난 정치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래서 다른이와의 대화에서 정치이야기가 나오면 잘하지 않는다.
잘 모르기도 하고, 사실 관심이 없어서 이기도 하다.
하지만 위의 글에서 말하는 내용은 공감한다. 공감한다는 말을 적어놓고도 내가 일에 대한
남과의 대화에서 요즘 꼭 하는 말이 있다.
"요즘은 일 잘하는 건 별로 소용없더라구요. 그냥 가격이 얼마냐가 중요한 시대인가봐요."
그럴까? 아직도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걸 보면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아직
인정하지 못하나보다. 불공평한 세상이기는 하지만 내가 극복할 의지가 있고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나는 그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꼭 그럴것이다.
처럼 느껴지는 순간을 여러 차례 겪었다. 그 운명적인 선택은 야외훈련 때마다 찾아왔다.
멀리 야외 교장으로 가서 각개전투나 사격 훈련을 할 때는 훈련병끼리 돌아가며 점심 배식을 했다.
숙달되지 않은 훈련병이라 밥이 남거나 모자라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그러니 줄을 설때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했다. 앞이냐 뒤냐? 밥주걱과 국자를 든 훈련병이 어떤 친구인지 잘아는 경우에는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였다. 소심한 친구가 주걱을 잡으면 뒤가 유리하다.
밥이 모자랄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처음에는 밥을 조금씩 푸기 때문이다. 대책 없이 사람 좋은 친구가 주걱을 들었다면 무조건 앞이 유리하다. 뒤에 섰다가는 자칫 밥이 모자라 점심을 굶을 수도 있다. (본문 p188)
군대를 늦게 다녀오기는 했지만, 다녀온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보았을 것이다.
사회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작은 것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
식사시간에 깍두기 한 개를 더 받기 위한 고민에 입김나오는 잠자리에서 마음속 눈물을 삼키던.
나약하고 비열한 짐승.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은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게
해준다. 지나고 생각하면 다 추억이 아니었던가.
우리 모두가 성인이 될 수는 없다. 그렇기에 현실과 타협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역사속 또는 이야기속의 주인공들이 모두 남의일처럼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마음을
갈고닦다보면 더욱 우리에게 가까운 이야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현실은 우리에게 냉혹할지언정 마음만은 성인의 고귀함을 닮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불량 식품을 먹으면서 자란다. 반면 필수영양분이 풍부한데도 맛을 몰라서, 또는 그게 몸에 좋은 것인지 몰라서 먹지 않고 지나간 식품도 있다. 책도 그런것 같다.
돌이켜 보면 읽지 말았더라면 더 좋았겠다 싶은 책을 적잖이 읽었다. 균형 잡힌 지성을 키우려면
꼭 읽어야 할 책인데도 잘못 생각하거나 몰라서 빠뜨린 것이 적지 않다.
찰스 로버트 다윈의 종의 기원도 그런 책 가운데 하나다. (본문 p201)
가슴에 들어오는 표현이다. 내가 자랐던 환경, 그리고 지금의 우리의 아이들이 자라는 환경.
수많은 불량 식품들이 있지만, 언제나 그것을 피해야만 한다고 소리치고 있지는 않은지.
그런 것들을 피하라고 소리치기 전에 좋은 것들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제서야 시작된 나의 새로운 독서가 인생을 환하게 밝혀줄 등불이
되어줄거라 믿기에 이제는 아주 먼 동네의 것들도 마다않고 버선발로 맞이하고 있다.
명품의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 할때, 누구나 살 수 없다는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에서 명품을
논하듯, 게으르게 살아도 되는 능력이라는 말이 조금은 서글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럽다는 말로 표현하겠지만, 단순하게 남들이 접하기 힘든 가치를 위한
것이라면, 난 무의미하다고 표현하겠다. 금전적인 능력에 대한 무용론이 아닌 남으로부터의
가치창출보다는 나로부터의 가치창출이 의미있다는 말이다.
저학력 저소득 고령층 유권자들이 유한계급의 속물주의와 물신숭배 문화를 충실히 대변하는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준평화적 야만 문화'단계에 있는 모든 나라에서 볼 수 있는 보편적 현상이다. 우리나라 매우 심한 편이지만 우리만 그런 것은 아니다.
혁신과 진보는 언제 어디서나 저속하고 품위 없다는 인습적 비난에 봉착한다는 베블런의 다음과 같은 분석에 위로를 받으면서 자문해본다. 나도 그처럼 팔짱을 끼고 냉담한 태도로 이 세상을 관찰만 하면서 살면 마음이 편해질까? (본문 p243)
마지막 문장이 참 표현하기 힘든 기분을 만들어준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판하고 비평하는 것은 즐기지만, 실제로 그 세상에 뛰어들기는 어려운 것이 바로 이 현실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저학력, 저소득, 고령층 유권자를 말하고 있지만, 이 부분은 이제 많이 변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바뀌지 않는 것은 왜일까?
혁신과 진보는 품위없다는 인습적 비난. 정치도 그렇지만, 기술 등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혁신과 진보에 대한 규제나 각종 사회적 장벽에 대한 요구들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것
같다.
언제나 정답은 없겠지만, 시소놀이도 재미있으려면 위아래를 반복해서 움직여야 하는것 아닐까?
- Real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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