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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의 식사가 때론

먼 바다를 건너게 한다라는

군침도는 부제









여행자의 밥 / 신예희 / 이덴슬리벨


전체적으로 군침도는 사진과 중간중간의 익살스럽게 그려진 카툰이 재미를 더하는 책이다.

요리책은 아니지만 다양한 나라의 요리를 사진과 글로 경험할 수 있으니 나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책


터키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은 요거트도 치즈도 모두 불가리아 사람들이 터키에서 배워간 것이라고

했는데, 불가리아에 오니 그 반대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옛날 옛적 고대 트라키아 왕국에서 처음

만든 치즈인데 터키인들이 훔쳐갔다며 열변을 토한다. 그럼 마찬가지로 옆 나라인 그리스는?

그곳에도 역시 무척 유명한 치즈가 있다.(본문중에서 p42)


여행의 재미는 먹는데에도 있지만 그 요리안에 숨겨진 역사 이야기를 듣는데에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린시절 소풍을 가서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는 유적지 어딘가 앞에서 열심히 설명하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수첩에 적고 있는 그런 느낌과는 다르게 바로 여행중에 소박한 식당에서

인심좋은 주인 아주머니에게 듣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맛있는 음식뒤에 있는 여행의 묘미 바로

이런 이야기가 맛을 더할 것이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음식 속에 문화가 있고 역사가 있고 사람이 있다. 그렇기에 여행지의 시장,

그중에서도 열린 형태의 재래시장을 구경하는 것은 나에겐 무척 큰 즐거움이다. 깔끔하게 정돈된

대형 상점 체인의 식품 판매장 역시 재미있지만, 공장에서 일괄적으로 생산된 완제품보다 흙이

그대로 묻어 있는 채소와 과일, 싱싱한 생선과 고기가 더 궁금하다. 게다가 마트 직원과 대체

어떤 대화를 할 수 있을까? (본문중에서 p96)


저자도 말하고 있지만 여행의 재미는 정말 무궁무진하다. 각자의 취향이 다르겠지만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결국 여행자가 무엇을 원하고 또 그것을 위해서 손을 뻗기만 하면 얻을 수

있는 그런 것들에 가깝다는 생각이든다. 그중에서도 그들의 문화 안에서의 생각과 생활이 반영된

음식과 함께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대화할 수 있는 것 그 자체가 바로 여행이 아닐까?

흔히 '난 외국어도 못하는데...'라는 말로 의기소침해 질 수 있겠지만 간단한 단어만으로도

대화를 할 수 있는게 사람아닌가. 바로 모 CF 문구로 필자가 당신에게 묻고 싶다.

'어디까지 가 봤니?'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진짜' 유르트 대신 하단 부분을 콘크리트로 단단하게 마감해

땅에 박아놓은 '가짜'만 남았다. 이 안에서 유목민들의 음식과 차를 마시고 있긴 하지만 결국

수박 겉핥기일 뿐이다. 무용수도, 연주자도 모두 지겹다는 표정으로 춤과 연주를 하고 있어

마음이 더욱 불편하다. (본문중에서 p179)


관광지의 그것이 어찌 그들에게 있어도 예외가 될 수 있겠는가. 국내에서도 관광지의 행사들을

보면 때로는 엉성하기도 하고 성의없어 보이기도 하고 그렇다. 때로는 관광객들이 서비스를

받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그들 안에서 함께 할 수 있다면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하는 것 같다.

예전보다 체험이라는 테마를 가진 여행들이 많이 생겨나는 느낌이다. 현지에 가서 그들이

하는 생활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보고자 하는 것이 갈수록 현대화되어가 자취를 감추어 버리는

전통적인 것들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싶어하는 것이 여행자의 마음이 아닐까.



돼지고기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딤섬집과 교리상 돼지고기를 절대 금하는 이슬람 사원이 딱

붙어 있다니 좀 아슬아슬해 보인다. 이거, 괜찮은 걸까? 하지만 기우일뿐, 다들 각자의 생활

방식을 고수하며 간섭 없이 살아간다. 말레이인과 중국인, 인도인이 큰 분쟁 없이 어우러져

사는 다문화 국가 말레이시아,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지 않고서야 이런 평화로운 공존은

불가능할 것이다. (본문중에서 p232)


때로는 이해가 가지않는 상황이 그들에게는 일상이니 이것 또한 재미나는 문화체험이자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우리가 책에서만 배우고 외우던 인도의 '카스트제도' 문자로만

알았던 그것을 현지에 가서 직접 본다면 바로 다르게 느낄수 있는 것처럼 바로 문화라는 것은

체험이 없이는 절실하게 느끼기 힘든 그런 것이다. 가끔은 분쟁이라는 뉴스가 때로는 그 안에서

잘 어울려 살아가는 다문화 사람들이 미묘한 재미를 가져다 준다.



야자수 그늘에서 후두트와 생선 수프를 먹고 맥주 한 병을 꿀꺽꿀꺽 마시다 보니 한 병이 세 병

되고 어느새 해가 저문다. 느긋한 기분이 든다. 벨리즈를 여행하며 참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는

'Go slow'다. 음식을 재촉할 때마다, 서둘러 길을 걸을 때마다 사람들은 나에게 뭐가 그리

급하나며 'Go slow, 천천히 가도 되잖아'라고 말한다.  (본문중에서 p304)


바쁜 일상 안에서 우리가 휴가 안의 여행을 꿈꾸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하늘을 바라볼 여유도 없이 살다가 잠깐 얻어낸 휴가 안에서 한 없이 여유를 부리고 싶은 것이 바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도시인, 직장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영화 'In Time'에서의 한없이 바쁜듯 뛰어

다니는 사람들을 가난한 사람이라고 지칭했듯 또는 류시화 시인의 '지구별 여행자'의 인도인들이

계속해서 말하는 여유와 불평하지 않는 삶이라는 것이 바로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바로 저자가 경험한 벨리즈라는 이름도 생소한 이 나라에서 야자수 아래에 한없이 휴식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Go slow'라는 말. 아.. 말처럼 쉽지 않다.



이덴슬리벨의 다른 여행 관련책에서 판형이나 사진과 같은 구성이 아쉬웠었는데 '여행자의 밥'은

판형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다양한 사진과 익살스런 카툰 그리고 체험에서 묻어나오는 사실적인

저자의 글. 물론 감상적인 글들이나 문학적인 느낌의 여행담은 없지만, 오랜 여행경험에서 우러

나오는 저자의 베테랑 여행가로서의 경험이 진하게 묻어나오는 그런 책이다.

부제처럼 누군가 이 책 때문에 밥 먹으러 바다를?^^


- Real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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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여행기
박정석 작가도 오래간만
오래간만에 만나도 작가는 작가
감성적인 여행기는 반갑다









화내지 않고 핀란드까지 / 박정석 / 시공사 / 2011년

여행! 항상 꿈꾸지만 떠나기 쉽지 않은게 여행아닐까.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자신에게 외치는 말중에 하나이지만 우리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주고 또 다른 만남을 선사할 수 있는 여행. 떠나고 싶다.


무기력한 생활이 부끄러웠지만 수치심은 잠깐뿐이다. 최악은 바로 그 부분이다.
인지적 병신에 이어 감각적인 병신마저 되어간다는 것. 언젠가부터 부끄러움도, 슬픔도, 예전처럼
강렬하지 않았다. 자정 넘어 라면 한 그릇 먹어치우고도 별 죄책감 없이 쿨쿨 잠이 들었다. 만일
아직도 일기를 쓰며 하루를 반성하는 노인이 있다면 존경을 넘어 그를 사랑할 것이다.
"여행을 가 보지그래? 세상 구경도 하고 재충전도 할 겸..." (본문중에서 p15)


나이가 먹으면서 줄어드는 것이 수치심 아닐까. 꼭 수치심이라는 표현보다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익숙해진다는 표현이 좀 너그러울 것 같다. 세상구경과 재충전. 조금은 사치스러워 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요소인지 모르겠다. 꼭 거창할 필요있겠는가. 그냥 떠나는 거다.


결정적인 것은 시간이다. 시간은 모든 것을 파괴한다. 서른 살을 훌쩍 넘기면서 세상일-물론 여행도
-과 인생은 이전과는 차츰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기 시작한다. 여행은 이전보다 고단해질 것이고,
돈도 더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배시시 웃거나 눈물을 짜는 시늉을 하는 것만으로 간단히 용서되고
호감을 사던 시절은 진작 막을 내렸다. (본문중에서 p31)


우리는 나이를 먹으면서 헬스크럽에 있는 고정된 자전거의 페달을 돌리듯 항상 같은 장소에서
달리고 있다. 매일매일 같은 자전거에서 앞으로 달리지도 못하는 바퀴를 계속 돌리고 있다.
잠시 페달을 멈추고 다른 곳을 구경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자는 얼마없다. 그저 오늘의 일용할
양식을 얻기위해서 열심히 제자리에서 페달을 밟을 뿐이다. 그게 바로 우리가 나이를 먹는 과정인가
보다.


예쁜 풍경, 저렴한 물가, 항상 쾌청한 여름날. 괴레메가 사랑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저 세 가지가 행복의 요인이라면 괴레메에 사는 것이 행복하겠지. 그렇지 않다면 여행과 생활이
같지 않다는 증명이 된다. 아니면 영속적인 행복의 가능성에 대한 반증이거나. (본문중에서 p55)


여행은 여행이라는 자체가 주는 즐거움을 동반하고 있다. 흔한말로 좋아하는 것이 일이되면
재미없어진다는 말처럼 정말 좋아하는 장소도 여행이 아니고 생활이라면 또 다시 익숙함의 권태 속에
몸을 싣고 페달을 밟아야 할 것이다. 예쁜 풍경, 저렴한 물가, 항상 쾌청한 여름날. 어쩐지 맛있고,
싸고, 양많고, 고급스런 식당을 찾는 그런 느낌이다.


이런 장거리 기차 여행은 한국인인 나에게 특별한 의미를 준다. 삼면이 바다이고 나머지 한 면이
막힌 작은 나라에서 이렇게 밤새도록 달리고 또 달리는 먼 거리의 이동은 불가능하니까.
그런 점에서 나는 영원히 유럽 인의 감수성을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나와는 너무나 다른
공간적 경험을 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본문중에서 p77)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일상에서 느끼기 어려웠던 새로운 경험들이
한몫을 할 것이다. 해외여행을 가고싶다고 말하면 누군가 이런말을 한다. '아직 한국도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는데 해외는 무슨'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와 모든 것들이 다른 문화를 경험한다는
것이 물리적인 풍경과 현지인의 감성적인 차이를 느끼게 해주는 것 아닐까. 다시금 떠나고 싶다.


그동안 달달 모범 답안을 외우듯 가이드북에서 설명해 주는 세상만을 순순히 여행했다.
세상을 규정하던 정보의 매트릭스가 몽땅 사라지자 예상했던 자유 대신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객관식만 풀다가 주관식 문제를 처음 접하게 된 수험생처럼, 커다랗고 낯선 공간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너무 오랫동안 가이드북에 의지하고 살아온 것이다.
(본문중에서 p86)


사람에 따라서 그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을 가기전에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곤 한다. 빡빡한 스케줄에 시간표를 잘 만들고, 쇼핑도 어디에서 할지 미리 정한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인터넷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기에 현지에서는 빠른걸음으로 정해놓은
장소에서 멋진 사진을 남기면 그만인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지나고 나서 나에게 질문한다. '그래서
그렇게 다니니 재미있었니?'


지도가 있으면 빨리 찾아갈 수 있지만 길을 잃으면 더 많이 볼 수 있다. 5분 거리를 30분에 걸쳐
가면서 더 많은 거리와 건물,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중에는 의미 없는 것이 상당수 섞에 있겠지만,
의미는 그들이 나에게 주는 게 아니다. 내가 그들에게 주는 것이다. 크라쿠프는 다 예뻤다.
(본문중에서 p164)


여행자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아닐까? 나 또한 여행을 하며 많이도 걸었고, 또 헤맸었다.
물론 힘들기는 했지만, 수없이 걷고 또 걸어간 골목에서 나를 반기는 새로운 풍경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결국 여행의 주체는 나이니까 좋을 수 있는것 아닐까.


여행이 길어질수록, 방문한 도시의 숫자가 점점 늘어날수록, 기가 막히게 예쁜 도시는 아주 예쁜 도시로, 꽤 예쁜 도시로, 그리고, 그냥 예쁜 도시로 바뀌게 된다. 유럽에서 예쁜 도시가 갖는 의미가 덧없음을 느끼게 되면, 예쁜 도시는 아름다운 남자나 여자만큼이나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그때부터는 중세 도시의 예쁨에 대해 전과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본문중에서 p159)


같은 장소에 여러번 갈 수도 있겠지만, 익숙함이라는 녀석에 길들여지기 시작하면 그것도 아무런
감동없이 그저 흘러갈 뿐이다. 익숙함에 의한 생략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우리는 다른 것을 찾게된다.
때로는 그런 생각을 해본다. 한 도시에 한달쯤 머물면서 여유있게 보고 싶은 것을 보고나면, 또 다른
도시로 다시 옮겨가는 여행을 하고 싶다고. 언제쯤 가능할까 꿈꿔본다.


그 동안 우리 인생에서 이렇게 아름답다고 느낀 날들이 며칠이나 있었을까. 사실 많았지만 제대로 느끼지 못한 것뿐일까. 숲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숲을 빠져나와야만 하는 것처럼, 행복했던 날들로부터 이렇게 멀어진 후에야, 너무 아득하게 지나와 후회조차 의미를 잃게 되는 시간이 되고서야 그때 그 순간이 얼마나 괜찮았는지 깨닫게 되는 것일까. (본문중에서 p318)


결국 행복이라는 것이 정해져있는 것이 아닌 사람들마다 다른 기준을 가지고 살아가는 순간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기에 그런가보다. 살아가는 동안 그 행복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좀 더 자주 오게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여행이라는 것을 떠나는 건 아닐까. 그 여행에서 행복을 만나거나, 돌아와서 행복을
만나거나 그몫은 우리들의 것이니까.

- Real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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