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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카로 주목받고

벤츠가 선택한

조진영의 생각들



자동차 그리는 여자 / 조진영 / 열림원


  이 책의 소개글에서부터 어린 나이에 너무나 화려한 경력이 눈에 들어온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종류의 책에 대해서 편견이 있을지 모르겠다. 필자의 경우는 단순하게 성공한 사람들이 조금의 여유를 가지면서 자신의 책을 남기는 그런 것이라 생각하기 보다는 그들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험을 간접적이나마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 생각해본다.


   "벤츠 최초 여성 익스테리어 디자이너" 뭔가 생소하고 근사하지 않은가? 그녀가 걸어온 길에도 표지에 보이는 화려함만 있는지 들춰보고 싶지 않은가?


"네가 물속에 빠졌다 가정하자. 하지만 육지가 도무지 보이지 않아. 그때 너는 포기하고 물에 잠길래, 아니면 육지가 있다는 희망으로 끝까지 헤엄쳐나갈래?" "반드시 수영해서 빠져나올 것이다." 그게 내 대답이었다. 그는, 내 나이 때 자신의 팀 리더가 똑같은 질문을 했고, 자기도 나와 똑같이 대답했다고 했다. (본문중에서 p17)


   당연한걸 뭘 물어보냐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의 우리로 돌아와보자. 오늘 하루 힘들었던 일들을 되돌아보며 무엇인가를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지 돌이켜보자. 현실은 그렇게 어렵기도하고 또 마음먹기에 달려있는지도 모른다. 최근에 트렌드처럼 뭔가 교과서적인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면 전혀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고 욕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 또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낀 것은 그랬다. 모두가 힘들지만, 결국은 참고, 함께 일어서려하는 사람들이 앞서나가고 있다는 것을......


덕분에 나는 내 시간을 내내 맞게 사용하는 법을 배웠다. 학교는 취직이 목표라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에 어떻게 프로페셔널한 디자이너가 되고, 상대방에게 나를 어떻게 어필하지 스스로 터득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처음엔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대로 작업을 계속해나가면서 내 생각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능력을 키우게 되었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져서 두려움도 사라졌다. (본문중에서 p76)


   위의 글은 저자가 해외 유학 중에 학교에서 느꼈던 점을 글로 옮긴 것이다. 핵심은 학교는 어떻게 공부하라고 가르쳐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환경만 만들어주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의 교육환경도 이런 변화를 주기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입시제도라는 것이 결국은 생각을 틀을 정해진 경로에 맞추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기만 하다. 


네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니 절대 자신감을 잃지 말라고. 그런 뒤에 동료가 던진 말을 잊을 수가 없다. "넌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거지 포르쉐 직원이 되고 싶은 게 아니지 않아?" 회사 일로 가끔 감정에 치우칠 때마다 나는 동료의 그 말을 떠올린다. 그리고 내가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돌아본다. (본문중에서 p173)


   정말 멋진 조언이지만, 마지막 문장이 눈에 밟힌다.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묻는것. 이런 것이 가능해지려면 얼마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을 해야 할까하고 느껴본다. 내 자신에 대해서 얼마나 생각하면서 일해봤는가?라고 나에게 질문해보면 사실 일에 대한 고민은 매우 긴 시간을 할애했지만 내 자신, 내 가족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일한 시간은 그 십분의 일도 되지 않는것 같아 서글픈 생각도 든다. 이 책의 말미에서 저자도 자신의 인생 안에서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데 결국은 일에 미치다보면 어느 순간에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 사람인가보다. 


내가 가장 먼저 익숙해져야 했던 것은 경쟁에서 지는 것. 맨 처음 프로젝트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프로젝트에서 지고, 지고, 또 졌다.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프로젝트들에서 질것이다. 그렇게 수없이 지면서 얻으느 소중한 레슨 하나. 내 생각대로 풀리지 않고 인정받지 못해도 마음에 동요가 없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지금 내가 배우고 있는 최고의 레슨인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지금 이 시기가 고맙다. (본문중에서 p185)


   이런 글에서 성공한 자가 결과론적으로 당연한 이야기를 한다고 비아냥 거릴지 모르지만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실제 경험에서 느낀 점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하루를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크고작은 실패를 겪는가. 그리고 그 실패를 통해서 우리는 수없이 좌절하고 또 다시 일어나는가. 그리고 마침내 작은 성공에서 쾌감을 얻고, 즐거움을 얻고,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것 아닐까?


   책의 분량도 분량이지만 아직은 어린 나이에 남들보다 더 다양한 경험과 우리네 문화와는 다른 곳에서 자신의 삶을 멋지게 개척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을 보면서 내 지나온 인생 안에서는 어떤 부분들이 이런 자유를 얻지 못하게 한 것일까라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대한 부푼 꿈도 생각해 본다. 


 - Real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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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와

민병일 시인의 사진이 어울어 진

네팔, 티벳 기행





모독 / 박완서 글, 민병일 사진 / 열림원


  네팔, 그리고 티벳, 아마도 여행이라는 단어의 끝자락에 다다른 이들이 찾게되는 마지막 종착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수많은 여행들이 있겠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여행은 한정적인지 모른다. 안락한 호텔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멋진 도시와 중세유럽의 유적지들, 또는 푸른 바닷물과 백사장, 그리고 리조트 안에서의 여유로운 하루하루 이런 것들이 우리가 설명하는 여행이라는 단어의 정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주변에서 그런 여행에 질리고 질려 끝에 다다르면 결국 네팔, 티벳에 다다르는 것이 대부분의 여행가(?)가 아닌가 생각된다. 책 안에서의 박완서 작가도 그런 마음에서 마음의 안식을 찾기위한 하나의 장소로 네팔과 티벳을 방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여행을 글로 펼치고 있는 내내 표현되고 있다. 직접 가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이 여행이라고 말하겠지만 그래도 글로 읽으면서 빠져드는 기운 안에서나마 간접체험으로 그 경험들을 맛본다.



하나같이 무욕하고 겸손하고 착해 보이기만 하는 이곳 사람들을 바라보며 문득 혼란스러워졌다. 부처와 인간, 성과 속이 헷갈렸다. 내가 보기에는 있는 그대로의 저 사람들이 바로 부처로 보이고 절 안의 부처가 훨씬 더 인간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저들이 부처에게 그리도 열렬하게 그리도 겸손하게 갈구하는 건 무엇일까? 우리가 인간적인 욕망을 초극하려고 몸부림치듯이 저들은 저절로 주어진 성자 같은 조건을 돌파하려고 몸부림치는 게 아닐까 하고. (본문중에서 p47)


   살아가다보면 때로 내 자신에게 큰 질문을 던지곤 하는 때가 있다. 물론 그런 때가 어떤 큰 일을 겪고 나서일 수도 있지만 그저 아무런 생각없이 일상에 지쳐 요즘말로 멍 때리고 있다가도 생각나는 것이 바로 '왜 살까?' 이런 의미없어보이는 질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언젠가는 이런 무의미해 보이는 질문 안에서 종교라는 것에 집중해서 살아가기도 하고 또는 그런 의미를 찾아가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거나 철학에 몰두해 보기도 하는 것이 인간이 아닐까? 아마도 네팔, 티벳, 인도 이런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우리가 외형적으로 느끼는 것이 바로 종교라는 그들의 삶의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있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자본주의 논리 안에서는 그저 의미없는 행동으로 보이는 것들이 그들에게는 삶이고 그 삶을 뛰어넘어서 다음 생에서의 바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니 단순하게 문화의 차이라고 하기에는 정말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영혼을 떠나 보낸 육체에 대해서는 그게 비록 인간의 시신이라 할지라도 미신적인 공포감이나 신비화 없이 냉정하게 직시하는 능력 또한 티베트 민족의 상냥함과는 또 다른 엄혹한 면이 아닐까. 야크를 중히 여기고 고마워하는 마음이 야크에서 나는 건 털끝 하나도 허투루 하지 않는 완벽한 이용으로 표현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랑, 연민, 자비 등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공통의 정서라고 해서 그 사랑법까지 똑같을 수는 없지 않을까. (본문중에서 p158)


   종교적 논리가 아니더라도 그들의 삶 안에서의 인간의 육신이라는 것이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그저 하나의 물체라고 인식된다 하더라도 그들의 여러 풍습 안에서의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은 우리의 그것과 정서적으로 너무나도 달라보인다. 주변 사람들이 갑자기 떠나갈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그저 살아가는 것이 별거 아니구나 허무하구나로 그치지 않듯 그들에게는 다음생으로 표현되는 단순한 하나의 삶의 마감은 아닐것이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다보면 필자가 저자와 같은 위치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면 이라는 시각으로 읽어보게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같은 위치에 있기를 원한다로 바꿔 말할 수 있겠다.



그들의 종교가 마냥 개인 구원의 차원에만 머물러 있다면 누가 그들의 종교를 존경은 커녕 존재 가치라도 인정할 수 있겠는가. 그들의 열정적인 상승 욕구를 평면적인 이웃한테도 좀 확산시켰으면 싶었다. 이방인이 티베트에서 장려한 사원과 수많은 불상을 보는 일은 눈에는 최고의 사치요 충격이었지만, 그 이상은 되지 못했다. 마음의 평화와 기쁨은 못 느꼈다. 호화와 사치를 극한 불상과 이 땅의 극빈층이 저절로 대조가 되어 불상에서 느끼고 싶은 자비를 느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본문중에서 p194)


   어떤 여행객이던 같은 것 아닐까 생각된다. 어차피 여행객은 그들에게 이방인일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언젠가는 떠나야 할 사람인 것이다. 그들의 삶과 같은 느낌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여행객이 아닌 이미 그곳에서 살아가는 입장이 되어 보기 전에는 느낄 수 없는 그런 것이리라 생각된다. 아마도 그렇기에 몇 일간의 여행을 통해서 그들의 입장을 이해했다는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것이 아닐까? 아마도 여러번의 방문을 통해서 시각적인 여유는 가질 수 있을지언정 알 수 없는 경지의 평안함을 얻는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또 네팔을 다녀왔다. 별 볼일 없는 나라에 무엇하러 그렇게 자주 가느냐고 묻는 사람이 더러 있다. 나는 농담처럼 보약 먹는 대신 가는 여행이라고 말하곤 하지만 아마 진정한 휴식을 위해서일 것이다. 실상 온통 약탈한 것투성이인 세계 유수의 박물관이나 신자 없는 장려한 성당, 그림 엽서하고 똑같이 가꾸어놓은 전원 풍경에 실컷 질리고 감동하고, 그런 문화를 가진 민족이니 뭐라도 배워야 할 것 같은 압박감으로 그들의 일상적인 언행까지를 흘금흘금 관찰하게 되는 유럽이나 미국 여행이란 얼마나 피곤한가. (본문중에서 p351)


   읽다보면 그저 찔리게 만드는 문구들이다. 그저 놀라움으로 두 눈을 연신 돌려가며 돌아다녔던 유럽여행의 기억이 그저 천박한 발걸음인냥 생각될 느낌이다. 하지만 그 또한 어떤 사람의 취향이거나 또는 하나의 단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여행에 대한 가치는 각자에게 다른 것이고 또 그 가치라는 것이 취향을 떠나 목적성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하면 더욱 다를 수 있다고 생각된다. 때로는 리조트가 필요할 수 있는 것이고, 인생의 어느 저편에서는 티벳이 필요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쉽게 가기 어려운 네팔, 티벳의 여행 안에서 그들의 삶을 바라보며 저자가 말하는 언어가 무엇인가 그곳으로 나를 이끌어주는 듯한 느낌은 작가의 말처럼 보약같은 무엇인가가 있지 않을까하는 호기심을 자아낸다.


- Real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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