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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교과서에서 배우던

정치학 이론들

마이클 샌델의 그것으로

총정리 된 듯












정의사회의 조건 / 고바야시 마사야 / 황금물고기 / 2011년


우선은 샌델의 책을 읽지 못한 상태에서 읽다보니 전체적인 이해도가 떨어졌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EBS에서 방송한 샌델의 강의를 일부 시청했던 기억을 되살려서 흥미를 유발할 수

있었다. 아마도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어보면 또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책으로 생각된다.


구체적인 사례만 가지고 논하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인 원리 원칙과 관련된 논리를 함께 진행하는

것 역시 그의 큰 특징이다. 실례만으로는 철학이 될 수 없고, 추상적인 원리원칙만 가지고 검토하는

것은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흥분시킬 만한 매력은 떨어진다.

인상적이고 리얼리티 넘치는 구체적인 사례와 원리원칙의 끊임없는 왕복 운동 그리고 변증법적

방법이 그의 정치철학 강의의 중요한 특징이다. (본문중에서 p18)


샌델의 하버드 강의를 보면 흥미를 유발하고 서로간의 토론이 가능한 주제를 시의적절하게 잘

제시한다. 거기로부터 사람들을 몰입하게 만들고 나서 자신의 주장을 매우 자연스럽게 펼쳐나가는

것이 그의 강의 스타일이다. 정치철학 강의라는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흥미로운 사례를 통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풀어낸 마이클 샌델, 바로 이것이 그의 성공비결이 아닐까?



밀의 논리가 과연 공리주의의 틀 안에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밀에 의하면 고급 쾌락과 저급 쾌락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공리주의의 개량이라고 한다. 애초에 공리주의는 하나의 기준을 가지고

바람직함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기쁨의 양적인 차이가 아니라 질의 차이를 고려하는

생각은 이미 공리주의라고는 말할 수 없지 않을까? 그래서 샌델은 '밀의 주장은 이미 공리주의의

틀을 벗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시사하고 있다. (본문중에서 p58)


우리가 학창시절에 어렴풋 배웠던 세계적인 정치철학자들에 대한 이론을 설명한 뒤 샌델의 주장을

설명하고, 거기에 저자 자신의 생각을 첨언하는 방식으로 이 책은 진행된다. 밀의 공리주의에 대해

서도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는데, 언뜻 보아도 실효적인 사례를 들어주기 전에는 마음에 와닿지는

않는다. 하나의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더욱 기준을 흔들어 버리는 것 같아

더 어렵게 느껴진다.



물론 격차원리에 근거해서 어느 정도의 격차는 인정하지만, 미국과 같은 빈부의 차가 심한 사회에서는 그 격차가 작아지도록 시정하는 일이 정의의 요청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논리는 미국과 같이 격차가 큰 사회에서 부자에게 과세해서 가난한 사람에게 주려는 복지정책, 재분배 정책을 정당화하는 원리가 된다. (본문중에서 p79)


격차원리에 대한 부분이 바로 복지정책과 함께 이야기되면 수많은 논쟁을 불러온 토론들이 머리속에

떠오른다. 최근에 화두가 되고 있는 무상급식과 같은 것도 그런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다시 한 번 떠올려 본다. 또 다른 의견은 최근에 자기계발 서적들에 자주 나오는 이야기로 '세상은

이미 불공평 한 채로 시작된다'라는 이야기다. 물론 불공평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

은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 받을 수 있는 복지정책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마술이라 할지라도 '정의론'의 간행이 아무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 마술에 끌려서 많은

사람들이 정치철학의 필요성을 깨닫고 복지정책의 정당성을 이해했다. 롤스의 탁월한 마술이

없었다면 애초부터 그것을 비판한 샌델의 논리가 영향력을 갖는 일도 없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사상사적 역할을 달성한 후에는 샌델이 지적한 것처럼 롤스의 정의론의 마술을 풀고, 복지를 위해

서는 공동체도 우리라는 사고, 즉 동포애의 발상이 필요하다고 솔직하게 인정했어야 했다.

(본문중에서 p149)


사실 개인이라는 단위에서 동포애라는 주제를 자발적으로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 복지정책의 정당성

또 앞에서 말한 공리주의와 같은 정치철학들이 결국은 개인 보다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단체, 조직,

민족, 국가와 같은 다수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하나의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에 따라서 모두가

잘 살아가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 측면에서 접근하다면 정치철학

이라는 것도 참 중요한 더 나아가 대중적이 되어야 하는 학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일정 수준의 복지가 필요하다. 단, 이 복지도 자유주의와 같이 단순히 권리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연대의식이나 책무의 지지를 받을 때 비로소 동포애나 공동선에 기초해서 실현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자유주의와 같이 단순히 최저 수입의 보장이나 현금 급부에 한정하는

방법이 아니라 사람들의 윤리적 도덕적 측면에도 눈을 돌리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본문중에서 p247)


앞에서 말한 필자의 주장과 연속되는 부분이다. 결국 개인차원에서의 일시적인 복지라기보다는

설득력있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우리라는 생각의 단위가 필요하다. 공동체의 연대의식과 책무의

지지와 같은 말들이 바로 적절한 설명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정책적인 부분을 명문화해서

표현하는데에는 숫자로 표기되는 것들이 많겠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역시 사회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정치철학이 더욱 인간적이고 대의를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말하고 싶다.



좋은 삶에 대한 도덕적 담론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샌델 정치철학의 핵심인데, 이 책에서는 좋은

삶을 지지하는 생명관은 선물로서의 생명이라는 사고방식임을 명확히했다. 우리 인간은

선물로서 받은 생명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존재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생명관을 지탱하는 것이 겸손, 책임, 연대라는 미덕 또는 윤리다. (본문중에서 p280)


사실 요즘과 같이 다분화되고 다양화된 문화와 생각들이 존재하는 시대안에서 겸손, 책임 등의

이야기가 설득력을 발휘하기에는 어떤 사회적인 분위기 몰이라도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밤 자고 일어나면 뉴스에서 보게되는 자극적인 내용의 사건사고들은 바로 이런 우리의 생명

이라는 것에 대해서 공포를 자아내기 이전에 가치상실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탄식을

자아내게 만든다. 아마도 방법적인 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샌델의 원서에서

확인해 볼 필요를 느끼게 만들어주는 대목이다.



샌델은 이 공공적 영역을 선과 분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후기 롤스의 공공적 이성의 사고방식에

대해서는 사적으로 개인의 선을 다룰 수는 있으나, 공공적 이성에서는 가치의 문제나 선의 문제를

다뤄서는 안 된다고 되어 있다. 공과 사의 영역을 구분한 것이다. 하지만 샌델의 논지의 핵심은

공공적인 영역에서도 선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될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선의 관념

이 중요해진다. (본문중에서 p359)


아무리 원칙을 만들고 정책을 만들어 모두에게 제시한다해도 우리에게는 수많은 예외들이 발생한다.

하지만 그런 예외들 안에서 변하지 않는 원칙을 세우기 위한 정치철학이 없다면 그야말로 예외 자체가

원칙이 되어버릴테니 공공적 영역 안에서도 역시 예외적인 부분은 꼭 감안 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아마 이전에도 마이클 샌델과 같은 정치철학자가 유사한 형태의 강의를 진행했는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EBS에서 그의 강의를 접하고 약간의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일방적인 지식의 전달이 아닌

서로간의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통해서 진정으로 자신의 이론을 더욱 고민하고 또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가는 강의 방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고바야시 마사야'의 마이클 샌델에 대한

재정의를 계기로 필자는 마이클 샌델의 책을 읽게 될 것 같다.



- Real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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