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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광고나 영화예고편을
보는듯한 TV 프로그램
수많은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짧은 프로그램 중에 하나이지만
가장 돋보이는 프로그램







감성지식의 탄생 / 김진혁 / 마음산책 / 2010년

최근에는 EBS를 시청하는 비율이 많아졌다.
EBS이야기를 하면 어릴적 기억이 나는데, 나의 아버지는 TV가 틀어져있을때 내가 거실로
나온다 생각되면 채널을 돌려버리셨다. 바로 EBS로......
이미 거실로 나온 상태에서 EBS로 돌리셨다고 해서 다시 들어가기도 어색하고 앉아서
지루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노라면 졸음이 쏟아져 다시 들어가 버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의 EBS 프로그램 들은 어릴적 지루하겠 보아왔던 채널이 아니다.
최근에 내가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다큐프라임', '세계테마기행'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하는
'지식채널e'라는 프로그램이다.
'지식채널e'를 처음 만났을때의 느낌은 한마디로 '신선함'이었다.

이런 구성은 기존 방송 프로그램의 구성-장소나 시간, 이야기나 인과관계에 따르는 방식-과 달리
사고의 흐름에 따랐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걸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본문중에서 p28)


이 프로그램은 드라마 등의 전개방식과는 다르게 인간의 사고흐름에 따른 논리적인 구성을
보여준다. 때로는 사회의 민감한 문제들을 다른 시각으로 조명해서 다시 깨닫게 해준다.
단지 몇 장의 사진과 몇 줄의 텍스트, 그리고 배경음악으로 시청자를 몰입시키기에 충분했다.
기존에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신선함 따름이고, 인터넷에 동영상을
챙겨서 볼 정도이다.
판에 박은 드라마의 스토리 전개와는 다르게 정말 프로그램 기획을 잘하면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지식채널e'의 타이틀 첫 화면은 치지직거리는 상태로,
정규방송이 끝나고 정파가 된 모습이다.(본문중에서 p39)


이 앞부분에 나오는 치지직거리는 상태는 그런 사람이 많겠지만, 필자도 어릴적에 생각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난 어려서부터 사고가 제한적이었다보다.
'치지직 거리면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주목은 되겠지만 누군가 못하게 하겠지?'
이런 생각을 해버렸던 기억이 난다.
기존에 하지 않던 시도를 하게되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우선은 주목을 받고 새로운
길을 걸으며 대중을 사로잡게 되나보다.

피디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데, 피디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자기 생각을 얼마나 잘 '영상화'하느냐인 것 같다.
이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째는 말 그대로 영상화하는 능력이고,
두 번째는 생각이 얼마나 깊이 있는가 하는 문제다.
전자를 위해서는 많은 작품을 보고 분석하고, 또 경험을 통해서 영상으로 옮길 '소재'들을
확보해놓은 것이 좋다.
후자를 위해서는 자기 생각이 얼마나 좋은 생각인지, 즉 시청자에게 전달됐을 때 얼마나
울림이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첫번째가 부족하면 재미없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고,
두번째가 부족하면 의미없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다. (본문중에서 p73)


방송 프로그램의 양면성을 잘 표현한 말로 보인다.
영상화가 부족하면 프로그램이 재미없고, 생각이 부족하면 의미없는 프로그램이 된다.
애초에 두 가지를 만족한다는 것이 참 어려워 보이는데 '지식채널e'를 높게 평가하고 싶은 것은
그 시도에도 있지만, 단순한 구성요소(사진, 텍스트, 배경음악)만을 가지고 두 가지를
충족 시켰다는데 있다.

'지식채널e'의 제작방식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참으로 비효율적인 방법이지만 의심과 자료 조사라는 '노동'을
반복하는 수밖에 없다. 모두가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일수록 특히 더 의심해야 한다.
당연한 것일수록 왜 당연한지 따져 물어야 한다.
동시에 '누락된 사실'이 있지 않은지 자료 조사를 해야 한다.
내용과 관련된 부분을 전방위적으로 조사하면 누락되거나 맥락에 어긋나는 것들을 찾을 수 있다.
'지식채널e'제작의 8할이 창의력이라기보다는 '노동'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본문중에서 p174)


의심과 자료조사라는 노동. 필자를 이렇게 생각한다.
반복적인 노동요소는 어떤 확신이 있고, 방향이 정해졌다면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남들과 다른 시각의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방송에 대해서 누가 돌을 던지겠는가.
흔히들 말하는 '찌라시' 언론처럼 원하는 방향에 따라서 매체를 만드는 것과는 다른 방향이다.
이 책의 저자는 '노동'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난 '열정'이라는 단어로 바꾸고 싶다.

흔히들 광고를 만들어가는 과정하면 끊없는 밤샘작업을 떠올리곤 한다.
멋진 광고보다도 항상 기억에 남고 여운을 남겨주는 '지식채널e'

'지식채널e'와 같은 정답이 없어보이는 매번 달라지는 주제를 가지고 나름의 시각에서
화려하지 않은 도구로 어떤 프로그램 보다도 짧은 시간에 돋보이는 작품을 만들어낸
EBS에게 박수를 보낸다.


- Real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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