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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하는 여행의 분위기 물씬

혼자이기에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그대로
홋카이도 한 번 가야하나보다







일본의 걷고 싶은 길_홋카이도 혼슈 / 김남희 / 미래인 / 2010년

혼자하는 여행이라는게 사실 쉽지 않다. 최근에는 일반화되어가는 것 같지만 나름의 결단이 필요하다.
혼자하는 여행의 장점이라면 아무래도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 아닐까?
누구의 방해도 없이 가고 싶은대로 걸으며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시간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긴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토록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진 늪지 앞에 서서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마흔쯤 되어 우포늪을 찾았더라면, 뜻대로 풀리지 않는
것들에 대해 조금은 느긋했을까.
겨울 새벽에 늪을 바라보던 내 쓸쓸한 얼굴이 10년의 세월을 건너 살아온다. (본문 p60)


지금도 일을 할때면 뭔가 전투적인 자세로 대하지만 여행이라는 녀석을 만나면 여유가 생기는 것이 사람인가보다.
때로는 일상생활에서도 일할때의 빡빡함을 느끼면 한 번 여행을 떠날때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단지 나이가 들어서 느긋해지는 것도 있겠지만, 여행이 사람에게 여유를 주는 것 같다.
왜? 여행이니까. 일상과 다른 무엇인가를 만나기 위해 떠났으니까 여유를 부리는 것 아닐까


두 권으로 나뉜 이 여행기의 첫 권은 일본 최북단의 섬 홋카이도와 가장 큰 섬 혼슈를 찾아간 이야기다.
하지만 삿포로나 도쿄, 오사카 같은 대도시는 등장하지 않는다. 잘 알려진 곳보다는 덜 알려진 곳들을 찾고 싶었고, 도시보다는 자연과 전통이 살아 있는 곳을 소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머리말에서)


좀 더 어렸을때는 해외여행이라고 하면 화려한 도시들이 좋았다. 이 책에는 없는 도쿄, 오사카와 같은.
하지만 지금 살고 있는 곳도 그렇지만 갈수록 복잡한 곳이 싫어진다. 그래서 더욱 이책에 소개된 홋카이도 같은 곳에
관심이 간다. 꼭 대자연의 신비함이 있는 곳이 아니라도 부담없이 여유를 즐길 수 있는곳이면 좋은 여행지가 되어준다.


나는 우체국을 사랑한다. 지상에 우체국만큼 마음을 흔드는 곳이 있을까.
길을 걷다가 우체국을 만나면 내 마음은 출렁인다.

그 우체국이 인적 드문 시골 언덕배기나 바닷가 작은 마을에 있다면, 안으로 성큼 들어서고픈 욕망을 이기지 못한다.
우체국 탁자에 기대어 선 채로 엽서 한 장을 써서 부치고 돌아서기를 몇 번. 이제는 "부치지 못한 편지를 가슴속
호주머니에 넣어두는 날"이 더 많은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우체국은 내 발길을 오래오래 멈추게 하는 곳이다.
(본문 p31)


사실 해외여행 중에 우체국을 가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어릴적 해외여행 중에 부모님이 보내주신 엽서를 받아들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이곳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지구 반대편은 어떤 세상일까?
지금 방 한구석에 있는 세계지도를 가끔 펼쳐보며 세계일주를 꿈꾸고 있는 나에게 마법의 주문을 걸어본다.


내가 사랑하는 도시의 조건은 이렇다.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루는 곳. 산으로 둘러싸인 곳.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규모. 너무 번잡하지도 너무 적막하지도 않은 분위기. 도시로서의 편리함을 갖추었지만 미적품격도 느껴지는 곳. 지금 머물고 있는 도시 마쓰모토는 그 모든 조건에 딱 들어맞는다. (본문 p119)


아.. 참 그 조건 까다롭다. 그런데 마쓰모토가 그렇다고 하니 더욱 궁금해진다.
옛것과 새것의 조화,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규모는 나도 좋아하는 여행지다.
예전에는 무리하게 걸어다니면서 여행했지만 이제는 좀 여유를 가지며 여행할 수 있는 그런 여행지를 찾고 있다.
마쓰모토도 그런 여행지 리스트에 포함시켜 봐야겠다.


쿠마르 선생님이 태어났을 때, 마을의 한 예언자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아이의 인생은 끝없는 여행이 될 것이다. 그러나 결코 목적지에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산다는 것은 결코 그 목적지를 알 수 없는 끝없는 여행이 아닐까. (본문 p182)


목적지를 알 수 없는 끝없는 여행이라, 아마도 우리는 그 여행에서 많은 것들을 만나고 또 만날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처럼 무엇인가 깨달음을 얻기위해 떠나는 여행도 있지만, 결국은 우리의 일상이
작은 여행들의 모임 아닐까?

한 개인이 그렇듯 어떤 나라도 민족도 실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우리가 베트남에서 저지른 실수처럼. 정도의 차이는 물론 있지만 일본의 식민지배와 태평양전쟁도 그런 실수라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고통스러운 과거의 기억을 제대로 마주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과거를 잊지 않아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으니까. (본문 p216)


자신이 사는 나라에서는 잘 안가면서도 여행지에서 잘 가는 곳이 바로 역사의 현장이다.
그 나라의 역사를 이해하면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가 쉽듯, 여행은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다.
단순하게 휴식을 위한 먹고 마시는 여행도 좋지만, 뭔가 느낄 수 있는 역사기행이 개인적으로는 더 좋다.

여행기를 읽을때면 항상 여행을 떠나있다는 착각에 빠지게된다. 뭔가 온몸이 이완되는 편안함을 느낀다.
단순한 대리만족은 아니리라. 그래서인지 다 읽고나면 그 여파가 몇일은 간다. 떠나고 싶다를 외치는 나를 보면서.
홋카이도 여행기를 두 권 연속 읽으니 난 이미 홋카이도로 떠나고 있다.
떠나자!


- Real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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