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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학교소풍에서

아이들이 부르던 노래

바로 그 곡을 만든 사람이 쓴 책

카리스마와 삶의 무게가 절로 느껴진다.











우연에서 기적으로  / 김태원 / 청어람미디어


그 이후부터 어떤 것에 대해 기대하는 마음을 버렸어요. 내일 떠나는 소풍에 대해 '진짜 재미있겠지'라

고 생각하면 할수록 다음날 상처를 많이 받습니다. 비가 그랬고 차별된 도시락도 선생님의 편견까지도 내일이 소풍이지만 일부러 기대하지 않고. 애써 생각을 떨쳐버립니다. 그래야 다음날을 맞이했을 때 내가 모르는 기대와 사건이 다가옵니다. 그것이 내가 현재에 충실한 이유입니다. 미래를 계산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기대하지 않는 것입니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본문중에서 p27)


TV에서 보았던 바로 그 말투로 풀어나가는 책의 대화가 때로는 소탈하고 때로는 비장하고 때로는

거침없이 한 획을 그어버린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으면 도대체 무슨소리냐? 너무 철학적인 것 아니냐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의 취향에 딱 알맞은 책인 것을 보면, 대리만족의 정신세계를 만들어

주기에 충분한 책인지도 모른다. 하루키의 책을 읽었을때 느꼈던 그런 감정처럼......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은 수많은 자기경영 책에서 읽었던 문구이지만, 이런 철학적인 문구로

다가오니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인생에 터닝포인트는 언제였냐?"는 질문에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인생의 반전은 좌절에

있다고. 좌절의 시기를 겪은 사람은 훗날 그만큼 더 높이 날 수 있습니다. 좌절의 시기를 놓치지 마

십시오. 그 시기도 나의 몫, 내 인생의 일부분입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언젠가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나십시오. (본문중에서 p53)


누구에게나 많이 실패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오늘도 그 실패를 두려워한다. 넘어지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란 존재할 수 없다. 물론 있을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그런 실패들이 모여서 우리의

기억 속에 근육을 만들어준다고 한다. 그런 근육들이 모이고 모여서 우리가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앞에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힘을 만들어주나 보다. 사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한 번 쓰러지고 나서 다시

대중앞에 서기가 참 어려운 직업중에 하나인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 힘들고 철저한 자기관리가

중요함에 이 책의 저자는 정말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중에 하나임에 틀림없다. 그런 실패를 너무나

많이 겪었기에 지금의 그의 모습이 있는 것 아닐까?



우리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죽을 때까지 예상 밖의 인간이 돼야 합니다. 정체를 알리지 말아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예상된다는 건 그에게 소모됨을 의미합니다. 제가 삼 년간 예능인이 아니면서 예능인으로

버티고 있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그 비법은 '예상의 밖'과 '정체의 숨김'에 있습니다. 정체를 숨기는

순간 예상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본문중에서 p63)


아마도 이 문구가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전부인지도 모른다. 정체를 알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

정말 중요하다. 진정한 프로의 모습이고자 한다면 바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처리하면서 그저 묵묵히

자신의 무표정한 모습으로 일을 처리하고 떠나가는 그런 모습. 필자의 경우도 주변에서 그런 말을

많이 듣는 편이다. '포커 페이스'인지 알 수 없는 그런 표정으로 힘든 시간들을 이겨낸다고......

사람은 누구나가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의 예외앞에 당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수 많은 시간 앞에서

그런 당황은 그저 담담한 시간의 연속일 뿐이다. 그것이 바로 프로의 그것인가 보다.



내 경우는 일상 자체가 산책입니다. 단 한 번도 책상 위에서 작곡을 시작한 적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펜을 들고 오선지 위에 멜로디를 그리면서 작곡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종이에 적을 때는

떠오른 것에 대한 왜곡이 일어납니다. 수정을 할 수밖에 없게 되죠. 눈에 보이기 때문에. 그 수정을

거치며 그 멜로디는 순수의 에너지를 잃게 됩니다. (본문중에서 p91)


아마도 무엇인가 창조적인 작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현상이리라 생각된다. 사실 우리의

생각이라는 것은 바로 뇌 속에서 그 날것의 형태를 그대로 간직한 것이 창조적인 것 자체일 것이다.

우리는 그 생각들을 표출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수단을 동원한다. 종이와 펜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원초적으로는 음성으로 또는 몸짓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형태로 때로는 그런 생각들을 상쇄 시키고 말아버리기도 하고, 결국 창작이라는 작업은 그렇게

어려운 작업인 것이다. 당신은 그런 창작의 순간들을 어떻게 담아내는가?



자만하는 것이 가장 두렵습니다. 평생 싸워온 게 바로 그거고요. 자만하는 순간 작곡가로서의 생명은

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지금도, 죽을 때까지 그걸 유지할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만들어낸 스타일이 있습니다. 모든 상황을 우연으로 가장하는 거죠. 내가 노력해서 이룬 것

마저도 우연으로 가장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성공을 거둔 일에 대해서 누군가 이유를 물었을 때 자랑

하면서도 겸손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본문중에서 p118)


사람은 순간순간을 항상 똑같은 기분으로 똑같은 자세로 살아갈수는 없는 법이다. 바로 그점이 인간

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인것 같다. 때로는 작은 성공에 우쭐해지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때문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면서, 그런 감정들이 우리의 자세를 다르게 만들어 버리기

도 한다. 하지만 흔하게 말하는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결국은 우리가 처음에 절박함에서

시작했던 바로 그 정신을 떠올리게 만들어 준다는 것. 바로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끝없는 노력끝에

잡은 기회의 끈을 놓치지 않고 성공을 시키고 나서도 우연으로 생각한다는 것. 정말 프로다운 모습이

다. 프로의 길은 그렇게 어려운가 보다.



시간의 끝은 명백히 지금입니다. 인간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죠.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스스로를

죽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언제나 지금의 시간의 끝인 겁니다. 지금 시작해도 됩니다. 십대엔 이르

고 이십대엔 적당하고 사십대엔 늦었다는 인식의 오류가 우리에게 기생할 수 있는 이유는 잘못된

관념 때문입니다. 어차피 우리의 인생은 스스로 작전을 그리고 스스로 펼치는 것입니다. 질문 자체가

잘못됐습니다. 여든 살에 시작해도 됩니다. 그래야 눈 감는 날 희열의 표정으로 장렬히 우주에 흡수될

수 있습니다. (본문중에서 p161)


최근의 화두는 기대수명 90세 시대. 라는 말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저자가 말하는 인생의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 최근에 와서 많이 느끼고 있다. 주변에서 나이와 무관하게 무엇인가를 놀랍게

이루어나가는 것을 보면, 그저 부럽다는 생각보다는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는 경우가 더 많다.

아마도 대중문화의 가장 쉬운 부분인 TV에서 접하는 스타들이 나이를 잊어가며 멋진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을 보면 그런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느낌이다. 20년 30년 후의 자신의 모습을 그려

보자.



나는 반대로 미사리에 있던 박완규를 부릅니다. 결국 '비밀'이라는 노래로 성공하게 되죠. 그와 나는

다르기 때문에 회의를 할 수 있습니다. 그 친구와 나는 서로 다르니까 부활안에서 끊임없이 부닺치고

싸우면서 더 나은 결론을 향할 수 있는 겁니다. 그대에게 다가올 사건들이 두렵습니까? 안전하게

집 밖으로 나오지 마십시오. 아무 사건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본문중에서 p210)


아마도 앞에서 말한 자신의 예외성, 또는 예측할 수 없는 그런 모습들이 항상 남들이 생각하는 방향과

는 다른 형태의 생각으로 결정을 내리는지도 모른다. 정말 한치앞을 알 수 없는 시간들의 연속인

세상이다. 그런 세상 안에서 우리들은 가장 최악의 상황을 항상 상상하면서 일어날 불행때문에 시도

조차 해보지 못한 자신의 수많은 생각들을 자신의 뇌속에서 폐기시키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자.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는 저자의 말에 그저 공감할 뿐이다.



"인간은 매일매일 작은 원을 그립니다. 그 작은 원들이 모여 마치 진주 목걸이처럼 타원을 이룹니다.

한 바퀴를 돌면 '이루었다'고 느낍니다. 그조차도 느끼지 못하는 이도 많습니다. 문제는 그 타원의

프레임입니다. 그 원의 크기가 클수록 타인은 그 본질을 분석함이 불가능해집니다. 그런 크기의

원을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김장훈은 아마도 그런 타원을 그리고 있음이 분명하므로 우리는 그의

계획을 눈치 챌 수 없습니다." (본문중에서 p242)


정말 철학적인 말이다. 때로는 종교철학에서 말하는 그런 느낌이다. 그가 말하는 큰 원은 그 의미가

철학적이던 아니던간에 나 또한 그런 원을 그리고 싶다는 느낌이다. 우리의 하루하루 안에서 작은

의미를 놓고 수많은 논쟁과 다툼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보자. 자신이 만들어 놓은

큰 원 안에 큰 뜻을 품어 놓는다면 누군가는 그 안에서 행복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해석할 필요조차

없는 그저 힘일지도 모른다. 해석이 필요없는 내 자신만이 만들어 놓은 힘.



악보를 보면서 기타를 치는 것이 치명적일 수 있다. 풀오케스트라의 경우 백번을 연주한 곡도 악보가

없을 때 연주 못하는 경우가 많다. 머리에 각인시키는 연습이 돼야지 무언가를 보고 연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은 그게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오니까. 인류가 막대기로 바위를

칠 때 소리가 등장했고, 그 이후에 그것을 적은 것이 이론이다. 처음부터 악보를 보고 바위를 치지는

않았다. (부록중에서 )


필자도 학교때 밴드를 했던 기억이 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저 멤버들에게 고집을 피우며 어려웠

지만 청음을 통해서 악보를 만들고 외워서 연주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 다른 멤버들은 힘들어서 그랬

겠지만 악보를 몰래 사다가 연습하던 모습에 나름 호통(?)을 쳤던 기억이 이 문구에서 다시금 추억을

되살아나게 만들어 준다. 우리는 정말 많은 도구를 통해서 도움을 받으며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과거의 원초적인 도구가 우리에게 새로운 감동을 준다는 것

을 새록새록 느끼곤 한다. 프로의 모습이란 바로 그런게 아닐까?



-  Real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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