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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방보다

더 은밀한 그곳

어디일까?

 

 

 

 

 

 

 

 


여자의 가방 / 장 클로드 카프만 / 시공사

 

다소 자극적인 부제로 포장되어 있는 깔끔한 표지의 책은 다름아닌 '여자의 가방'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가방하면 그저 명품가방 정도를 떠올릴 뿐이었는데

다양한 시각에서 가방이라는 문화를 느낄 수 있어 신선했다.

 

 

여자들이 말로 표현하지 않고서도 무의식적으로 그 점을 이해시키기 때문에, 남자들은 가방이

뭔가 금지된 것, 일종의 낯선 영혼이라는 점을 느낀다. 그러나 몇몇 다른 여자들이 확신에 차고

진심 어린 태도로 비밀 같은건 전혀 없다고 단언할 때면 남자들은 혼란에 빠진다. 그녀들은

남자들이 가방에 미스터리가 있다고 믿는다는 점 그 자체가 유일한 미스터리라고 말한다.

(본문중에서 p24)

 

사실 어린나이에는 여자의 가방에 대해서 뭔가의 호기심을 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남자들은 학교다닐때 책가방 외에는 가방을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물론 최근에는 여러가지 디지털 기기때문에 또는 여성화되어가는 남성이기에

가방을 많이들 가지고 다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문화의 변화라는 선상에서 더욱

여자의 가방 속이 남성들에게는 궁금한 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가방은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앞날을 그려보도록 도와주는 친밀한 동반자다. 우리는

가방에 더욱 실용적인 기능도 있다는 점 또한 보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가방은 어디다

두면 좋을지 모르거나 정리할 시간이 없는 모든 것들을 '넣어둘' 수 있게 해준다. 이처럼

'넣어두는' 제스처에는 뭔가 마술적인 구석이 있다. 마치 골칫거리와 의혹을 단숨에 제거할 수

있게 해주기라도 하는 듯. (본문중에서 p41)

 

필자의 경우도 시간이 없을때면 우선 손에 잡히는 것들을 가방에 넣어놓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정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끝까지 남아있는 물건들도 다수 있다. 세월이 흐르고

그 물건들이 발굴(?)되면 대부분 쓰레기 통으로 직행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넣는다는 행위가

가방에게 있어서는 우리에게 마술같은 경험을 가져다준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짜증은 평소 상태와는 다른 혼란 상태에 의해 유발되며, 우연적이다. 그러나 가방은 찬장이

아니다. 가방에서 일어나는 짜증은 구조적인 것이며, 가방 그 자체와 동질의 것이다. 우리가

절대적으로 즉각 필요로 하는 물건(열쇠나 휴대전화)은 가장 나중에서야 밖으로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분노에 휩싸여 가방 속을 몽땅 비워냈던게 도대체 몇 번인지 (본문중에서 p83)

 

위의 문장에서 동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누군가의 가방에서 대신 부탁받은 물건을

찾아본 적이 있는지? 아마도 그 답답함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다.

가방을 탈탈 털어서 무엇인가를 찾아보고 싶은 경험을 해보면 비로소 이 가방이 부리는

매직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에 동감하게 될 것이다.

 

 

가방은 확장된 자아이며, 삶의 사건들과 맞서게 해주는 물건들의 수호자이고, 애정과 내밀한

기억들로 이루어진 작은 박물관이다. 가방은 여러가지 비밀로 이루어진 자아의 일부다.

두 번째는 정반대이다. 내밀함과 비밀이 아닌, 겉으로 보이는 자기 이미지의 외면성을 추구한다.

가방은 순종적인 조심스러움을 따르는 대신 뚜렷하게 부각되어 눈길을 끈다. (본문중에서 p120)

 

결국 가방이 바로 나를 표현하고 그 외면과 내면이 바로 나의 외면이자 내면인 것이다.

물론 단순하게 가방의 디자인이나 정리상태가 나를 말해준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는

가방 자체가 나의 신체의 일부인양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아닌가 생각된다.

 

 

솔직히 제 생각에, 딸이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조금은 나에게 대항하여 자기 존재를 뚜렷이

하고 스스로에게 자기만의 세상을 부여하려는 하나의 방식인 것 같아요. 우리 둘은 강하게 맺어져

있어요. 하지만 내 딸에게는 확실히 나와의 관계에서 조금 거리를 둘 필요가 있어요. 다양한 취향들, 살아가는 방식, 마지막으로 자기 개성을 시험해보면서요. 핸드백은 그렇다는 명확한 증거죠.

(본문중에서 p160)

 

결국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도 나를 표현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가족관계를 가방이라는

매개체로 표현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 정도되면 가방이라는 사물이 단순하게 소지품 수준을

넘어서 우리에게는 삶의 한 부분이 된다는 정도로 해석된다. 나의 취향으로 시작된 가방이

때로는 문화가 되고, 때로는 가족과의 대화가 되고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명품에 대한 제 생각은, 명품을 갖고 다닌다는 걸 의식하되 남들이 알지 못하게 하는 거예요.

 

 

전 브랜드를 내보이고 과시하는 사람을에게 애정을 느껴요. 그건 어떤 상처와도 비슷해요.

브랜드 제품이 성공과 소속과 구별을 말해주는 메시지인지, 저는 몰라요. 제가 보기에 그건

연약함이고, 인정해달라는 요구에요. 제 가방은 말하죠. 나 자체로 인정해줘. 라고요.

(본문중에서 p174)

 

가방하면 우리에게는 명품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부터인가 가방이라는 것이 브랜드를

통해서 하나의 권력처럼 되어가거나 트렌드의 바로미터처럼 여겨지게 된 것 같다. 물론

그 자체가 나라는 자아를 왜곡해서 대변할 수도 있겠지만, 명품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모두가

할 말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가방에 국한되게 이야기해서 그렇지 우리에게는 명품이라

불리울만한 것들이 매우많다. 자동차부터 시작해서 셀 수 없다.

 

이 책을 다 읽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또 한 번 놀라는 것은 가방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300페이지

가까운 한 권의 책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그저 놀랍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 누군가에게 있어

문화라는 것을 해석한다는 것은 수많은 이의 생각과 경험에서 불러나온 세세한 것들의 집합체로

만들어 지나 보다.

 

여자의 가방, 무엇을 있을것 같은가.

궁금하다면 읽어보시기를......

 

 

- Real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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