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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현자










마키아벨리 / 김상근 / 21세기북스


이 책은 홍보문구에서 보듯 기존에 우리가 알고있는 마키아벨리와는 다른 시각으로 그를 조명했다

는 것에 힘을 주고있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마키아벨리의 일생과 그의 작품에 맞춰져있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책 외적인 부분에서의 평가가 아닌 작가 자신이 직접 시오노 나나미의

'내친구 마키아벨리'와의 전면전(?)을 선포하는 듯한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저자의 입장

에서 시오노 나나미의 글을 읽고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염두하면서 썼기때문에 그 부분을

자신감으로 표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물론 필자의 경우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기에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치 천기를 누설하듯이 권력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속성에 대해 솔직하게 까발리는 마키아벨리의 지혜와 통찰력이 두려웠던 것이다. '몰타의 유대인'

에 묘사된 것처럼, 권력을 가진 강자들은 마키아벨리의 책을 몰래 혼자서만 읽고 싶어 했다. 그의 

책은 나의 적에게 노출되어서는 안 된다. (본문중에서 p18)


사실 이런 속성은 그간의 고전에 대한 또는 책이라는 매체에 대한 접근에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책이 귀한 시절에는 책을 접할 수 있는 계층이 한정되어 있고 이후에도 정말 누구나 접하기 어려운

정보라는 것은 한정된 계층의 사람들만 접근할 수 있도록 전해내려온 것이 사실이다. 그것이

최근에 고전열풍이 불면서 주창되어오는 고전열풍의 시발점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물론 마키아벨리하면 우리에게는 '군주론'이라는 고정관점이 있기에 더욱 그렇지 않을까 생각된다.



마키아벨리에게 강자의 횡포에 맞서는 첫 번째 길은 고전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약자의 설움을

눈물로 대신 삼켜야 했던 마키아벨리는 자신이 당하고 있는 약자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삶을 살았다. 그 방식은 고전으로부터 지혜를 얻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를

이끌었던 수많은 지도자들과 로마 제국의 옛 현자들이 어떻게 시련과 위기를 극복해 나갔는지 

묻고, 그들의 답을 자신이 감내해야 하는 약자의 삶에 대입시켜 그 해결책을 모색한 것이다.

(본문중에서 p48)


사실 필자의 경우는 마키아벨리의 일생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그에

게 이렇게 아프고 억울한 생의 굴곡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군주론이 탄생하게된 배경 또한

알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그가 모든 권력을 잃었을때 선택한 길은 우리가 드라마에서나 보아오던

권력을 잃은 실력자가 초야에 묻혀 후학을 양성하며 모든 뜻을 내려놓고 있는 그런 모습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이다. 그때에도 결국 그가 집중한 것이 고전, 현세에 와서도 그래서 고전? 필자는

이런 고전예찬에 대해서는 사실 자신이 없다. 하지만 삶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책에서 시작했다는

것에는 더없이 공감하게 된다.



대중은 왜 늘 소수의 지배자에게 당하고 사는 것일까? 그것은 그들이 울보이기 때문이며, 쉽게

분노하면서 이성을 잃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국가'에서 마키아벨리와 똑같은 질문을

제기했다. '왜 한쪽은 언제나 지배하고, 다른 한쪽은 언제나 지배를 받아야 하는가?' 지배를 하는

사람은 이성을 가진 반면, 지배를 받는 사람은 비이성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본문중에서 p105)


이성과 비이성 사이, 결과론적인 측면에서 바라 본 관점으로 생각되지만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면

틀린말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아무리 힘든 일이 와도 냉정을 잃지않고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

나간다는 것은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거의 불가능 일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남들에게 냉혈한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모든 상황에 대해서 냉정하게 판단하고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바로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차이가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아리스토텔레스와

마키아벨리가 말한 것처럼......



포르투나에 맞서는 힘은 과단성 있는 결단에서 나온다는 것을, 마키아벨리의 조언을 들어보자.

'나는 용의주도하기보다는 오히려 과단성 있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운명의 신은 여신이기 

때문에 그 신을 정복하려면 난폭하게 다루어야 한다. 운명은 냉정한 생활 태도를 지닌 자에게보다도,

이런 과단성 있는 사람에게 고분고분한 것 같다. (본문중에서 p173)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셀수없이 많은 결정의 시간을 만나게 된다. 항상 갈등하는 부분은 결정하는

시기에 대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가장 판단하기 힘든 것이 얼만큼 준비하고 실행에 옮길 것인가

하는 것인데 실제로 상황에 닥치게되면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영역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마키아벨리가 말했듯 잘못된 결정이라도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 실제로 강한 추진력만큼 실행에 있어 최선이 없다고 생각한다.

시기를 놓친 멋진 작품은 그저 쓸모없는 멋진 작품일 뿐인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명작은 처절한 몸부림의 결과다. 명작은 스캔들이 아니라 작가가 신음 소리를 낼 때

탄생한다. 죽음의 한계와 인생의 유한함에 절망했던 미켈란젤로가 '최후의 심판'을 그려내고, 

지속적인 가난과 정신병 발작 때문에 동생에 대한 절대적인 부담감을 느꼈던 빈센트 반 고흐가 

'까마귀가 나는 밀밭'이라는 명작을 남겼듯이, 마키아벨리는 절망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군주론'

을 썼다. '군주론'은 처세술에 대한 책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절규이자 신음 소리였다.

(본문중에서 p225)


결국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탄생도 결국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다시금 권력에 복귀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에서 나온 출사표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모든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을때 그는 코미디 희곡을 썼다는 것.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희곡이 매우 성공적이었고

지금까지도 이탈리아 에서는 계속해서 공연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결과물들이 그의 수없는 삶의 굴곡 안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방면에서 다재다능했던 마키아벨리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비운의 천재와 같은 캐릭터로 표현된 마키아벨리, 우리가 모르는 그의 또 다른 모습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에 잠겨본다.



- Real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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