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삶에 서툰

나를 일으켜준

한마디












아프지 않은 날이 더 많을거야 / 김지수 / 흐름출판


패션잡지의 기자생활을 오래했다고 하면 어떤 이미지일까? 하지만 김지수 작가의 글을 그런 생각

했던 이미지와는 다르게 자신의 삶을 통해서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섬세하게 전달하고

있다. 아팠던 날보다는 아프지 않은 날이 더 많을거라는 제목처럼......



삼십 대 중반까지 나는 다소 극기 훈련하듯 인생을 살았다. 내가 내 삶을 쉼과 애정의 눈으로 

돌아보고 관계의 중요성을 자각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어쩌면 지금 이 책을 

펼친 당신과 나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비슷한 지점에 서 있을 수 있다. 내가 당신보다 조금

이라도 더 앞서 있다면, 그 앞섬은 '성숙의 정도'가 아니라 '경험을 느끼고 해석하는 파장의 

강도'라고 생각한다. 나는 불행과 고통에 직면할 때마다 그걸 피하려 하기보다 온몸으로 

받아들이려 했기 때문이다. (본문중에서 p8)


다소 진부해 보일지 몰라도 대부분의 사회인/직장인들이 삼십대라는 나이에 좌충우돌하며 너무나도

바쁜 일상을 보냈으리라 생각된다. 필자도 그러했다. 하루하루가 아닌 한달한달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말이다. 필자가 사회초년생일때 회사의 연구소장님의 말이 기억난다.

'여러분들 앞에서 내가 전달하는 지식은 그저 먼저 읽어봤을 뿐입니다.'라는 겸손의 한 마디.

단순하게 먼저 읽어본 정도였을까. 지나고 생각하면 경험의 크기라는 것은 아는만큼 생각한다는

진리만큼이나 진한 무게로 다가온다.



결국엔 한 인간의 존재감은 '액션'보다는 '리액션'에서 빛난다. 나는 그걸 믿는다. 뭘 그럴싸하게

하려고 애쓰는 사람보다 뭘 받아들이고 느끼려고 하는 사람이 더 가치 있다고 나는 믿는다. 

뭘하려고 들면 직선으로 내지르면 되지만, 뭘 느끼고 공감하고 반응하려고 들면 온몸의 세포를

다 열고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만든 리액션이 퍼져 나에 대한 정직한 평판과 결정적 기회를

만든다. (본문중에서 p37)


아무리 시간이 많아도 능률이 오르지 않아서 또는 집중하지 못해서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온 마음을 다해서 일을 한다는 것은 자신이 껍데기가 아닌 열매라는 것을 증명

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인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고통스러운 만큼 그 뒤에는 단 열매의 

그것처럼 달콤한 매력이 있는것이다. 집중하고 또 집중해야 하고 또 계속해야만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내 인생에서 아픈 날이 많았어도 아프지 않은 날이 더 많았다. 아무리 고통과 상실감이 끝없이 

이어질것 같은 느낌이 들어도 아픈 날은 머지않아 아프지 않을 날로 대체된다는 것, 그게 바로 

인생이다. 때로는 고통이 감미로워질 수도 있다. 고통 없이 성숙할 수 없고, 한 번도 아픔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지금에 만족할 수 없게 된다. 그렇기에 우리 인간은, 아픔을 친구로, 

고통을 인생의 동반자로 받아들일 때 한 살 한 살 생을 연장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본문중에서 p89)


이 책의 테마를 이루는 한마디다. 결국 우리에게는 고통스럽고 힘든 일상이라는 녀석이 있지만

힘들지 않은 시간이 더 많을 거라는 다소 냉소적인 희망의 메시지인 것이다. 고통 뒤에 숨어있는

행복을 찾기위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노력하고 또 힘들어 해야 하는지 모르지만 최근에

말하는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을 희생해서는 안된다는 웰빙파(?)의 메시지와는 다소 다른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인생의 굴곡과 삶이라는 파도를 넘고 또 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안전하게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멀리서 보면 그것만큼 허무한 인생이 어디 있을까 

싶다. 나만의 희로애락의 이야기가 없다는 건 참 서글픈 일이다. 그래서 '삶의 기승전결'이 없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금세 지루해진다. 삶의 사이즈가 작고 통찰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둘째치고 그런 사람들은 세상사에 대한 시각이 편협하다. 안타깝다. 보는 만큼 알게 되고, 아는 

만큼 사랑하게 되는 법인데 말이다. (본문중에서 p233)


마치 달걀을 손에쥐고 거부가 되는 꿈을 꾸는 모습이 그려진다. 우리 일상에서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은 로또가 당첨되면 어떻게 살아갈지를 그려가는 모습이 아닐까. 지친 일상 안에서 

해방구로 삼는 것은 대부분 막연한 성공에 대한 상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런 노력도 없이

얻어진 성공이 우리에게 어떤 기쁨을 안겨줄지는 진짜와 가짜를 논하는 것처럼 큰 차이가 아닐까.

누군가는 이런 시각에 대해서 '에이, 그렇게 말해도 돈이 많으면 좋아할거면서..'라고 혀끝을 찰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만큼 가치를 주는 재화는 이 세상에 없을것이라고 섣부른(?)

결론을 애써 내려본다.



나는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 때마다 그녀들을 떠올리며 위로를 받았다. 실제 마흔이 되고 보니,

마흔은 젊지도 늙지도 않은 적당한 나이였다. 서른이 될 때는 조바심이 나서 '거부하고 싶던

'세월이 마흔 즈음엔 '오라! 다 받아줄게'하는 수용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그건 나이 드는 것 

말고는 '더 나빠질 게 없다'는 염세주의자의 결론이기도 하고, 반대로 허투루 먹은 나이가 

아니니 '더 좋은 미래가 오겠지'라는 낙관주의자의 선물이기도 했다. (본문중에서 p237)


서른과 마흔,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마흔이라는 나이가 이제는 그저 중년에서도 초년병에 

불과한 나이처럼 때로는 꽃중년이라는 단어로 대변되듯 TV에 노출되는 사십대 연예인들의 

우리가 생각하는 나이보다 젊어보이는 외모에서 세대에 대한 새로운 느낌을 가지게 된다.

언젠가는 마흔이 되면 나의 분야에서 누구보다도 자신감을 가지고 프로와 같은 모습으로 모든

일을 쉽게 할 수 있으리라 다짐했을지 모르지만 현실의 벽은 냉혹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 하루도 끊임없이 저자가 말하는 낙관주의와 현실의 벽 사이에서 힘차게 달리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며 또 나이를 먹어가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필자는 에세이 성격의 또는 자전적 성격의 글을 그다지 즐겨 읽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무런 편견없이 펼쳐든 김지수 작가의 이 책을 통해서 섬세함과 과거로부터의 경험을

세세하게 그려낸 필체에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감성 한 줌의 간접적(?) 자기계발 서적을 만난

느낌이다. 아울러 20대에서부터 40대까지 다양한 계층의 독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폭넓은(?) 

작가의 감성에도 박수를 보낸다.



- Real Prince -



팁텍톡!의 글이 유용하다고 생각되시면 아래를 활용하셔요.
Follow JoyfulPrince on Twitter 트위터로 만나고 싶으시면 눌러주세요.
  이메일로 연락하고 싶으시면 눌러주세요.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