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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수

행복을 묻다












민낯 / 박광수 / 소란



박광수 작가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은 그의 카툰이다. 물론 지금은 조금 지난 카툰으로 느껴지겠지만

그만의 스타일의 필체와 그림 그리고 감성적인 메시지를 진하게 전해주던 그림들이 눈앞에 선하다.

그동안 그가 많은 책을을 썼지만 이번에 나온 '민낯'이라는 타이틀의 이 책은 조금 특이하다.


우리가 들어봐도 누구인지 알 수 없을만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내용을 자신의 색안

에서 해석하여 재조명한 작품이다. 조금은 생소할 수 있겠지만 그 안에서 감성 가득한 대화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저는 늘 같은데 사람들이 저한테서 차가운 걸 보는 거죠. 내가 어떤 이유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사람들은 결국 자기 기준이랑 자기 안에 있는 것들을 근거로 해서 판단하니까요.

남을 평가하는 건, 결국 자기 안에 있는 걸 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본문중에서 p62)


남을 평가하지만, 그것은 남을 보는 것이 아닌 결국 자기 자신을 투영해서 남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 어찌보면 쉽게 깨달을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 경험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가 흔하게 '아는만큼 생각한다.'라는 말을 한다. 결국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남을 판단한다는 것도 어찌보면 사회적인 통념에 가두어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자신만의

편견의 시각으로 남을 판단할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화? 곰곰이 생각해보니 박찬이 말한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생을 살면서 박찬이라는

사람처럼 단 한가지만을 위해 완전연소할 만큼의 열정적인 무언가가 있었던가? 그런 생각이 들자

조금 부끄러워졌다. 만화가로 살지만 만화가로도 충분치 못하고, 아들로 살지만 아들로도 충분치

못하고, 아버지로 살지만 아버지로도 충분치 못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아직 내게 시간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본문중에서 p127)


절망적인 것만 같은 현실 안에서 희망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인간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안에 열정적인 무엇. 사람이 살다보면 누구나 빠져들 수 있는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것은 누구에게나 쉽게 찾아오는 것은 아닌가보다. TV안에서 어린 스포츠

스타들을 보면서 그런 느낌이 들 수 있겠지만 한정된 분야 안에서 성공한 사람만을 바라보기 

보다는 자신만의 공간 안에서 생각해본다면 그런 열정을 일으켜줄 대상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사실 방황하고 헤대도 결국 다 혼자 갈 수 있거든요. 보는 사람들이야 시각장애인이 빤히 보이는

길을 헤매고 있으니 답답하겠지만 그 사람은 지금 제 속도로 인생을 걷는 중인 거예요.

시각장애인으로 혼자 살아가려면 그런 과정이 꼭 필요하거든요. 벽이 있는지 기둥이 있는지 다

직접 더듬어봐야 살 수 있어요. (본문중에서 p162)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언제나 묻고 또 묻는 질문이 있다면, '빨리 가는 길'에 대한 물음이

아닐까? 오늘도 묻고 또 내일도 묻는다. 어떻게 해야 빨리 갈 수 있냐고. 하지만 그 물음에 

답은 없다. 그저 오늘과 내일만 있을뿐. 또 누군가는 빨리 가는것 보다 제대로 가는게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조금만 곁눈질해도 나락으로 떨어져 버릴지도 모르는 속도의 시대에서 

남에게 신경써주는 것도 힘들지만 때로는 지나친 간섭의 배려가 누군가의 오늘과 내일에서

또 다른 장애물이 될지도 모른다니 정말 삶은 오묘하다.



제가 하려는 말이 바로 이거예요. 우리가 여행 가면 행복해하잖아요, 근데 계획만 세우고 못 가요.

떠나지 못하게 발목을 잡고 있는 요소들이 있는데, 알고 보면 다 내 안에 있다는 거죠. 결국

우리가 충분히 행복해지지 못하는 건 우리 자신의 과도한 욕심이나 스스로 만들어놓은 핑계의 룰

때문이 아닐까요? (본문중에서 p204)


공감 또 공감이다. 우리는 언제나 여행을 떠난다. 물론 머리속에서. 때로는 백만장자가 되어 

세계여행을 떠난다. 최근 힐링이라는 말이 새로운 주류를 이루면서 멈춰라, 버려라 라는 말이

우리 안에서 맴돌고 있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온 우리에게는 달리는 기차에서 뛰어내리라는

말처럼 정신차리기 힘든 그저 좋은 말로만 느껴지는건 속도전 중심의 사회안에서 이미 길들여

졌기 때문일까? 당연한 말이지만 여유를 가진다라는 그 주체도 결국은 자기자신, 정신없이

살아간다는 그 주체도 결국은 자기자신인 것이다. 결국 문제는 내 안에 있다기 보다 이 현실을

바꿀수 있는 존재가 나라는 것 아닐까?



- Real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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