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얼프린스의 독서노트/예술대중문화

셧 클락 - 건축을 품다

728x90
반응형

건축사진가 김재경의

현장 노트











셧 클락 - 건축을 품다 / 김재경 / 효형출판



일반 사진가는 사진의 자기표현을 위해 건물과 건축을 매개로 활용한다. 이런 작업 방식은 

건축가의 의도보다 순전히 사진가의 자기 의도 또는 건축만을 표현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그러나 건축사진가는 마주한 건축에서 건축가의 의도를 읽고 그것이 효과적으로 드러나게 사진에 

기록한다. 자신이 느끼고 이해한 바를 투영해 그 건축의 의도를 읽고 사진에 담는 것이다. 따라서 

건축사진에서 건축가와 사진가의 자기표현과 의지를 읽어냈다면 '건축 제대로 읽기'에 성공한 

것이다. (본문중에서 p15)


사실 어떤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의도를 알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가. 저자는 건축가와

건축사진가의 경계안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마치 소리를 알아주는 친구를

위해서만 연주를 했다는 '지음'의 그것처럼 건축사진가의 건축가의 의도를 잘살려 표현해주는 

것이라는 단순해 보이지만 진리가 될 수 있는 건축사진가의 대한 정의인 것이다.



기대감을 상승시키기 위한 이런 접근 방식은 우리의 전통건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

으로 사찰건축이 있다. 대웅전에 이르기 위해서는 일주문을 지나서 몇 겹의 관문 또는 건축적 

장치를 지나야만 한다. 찾아오느라 힘겹게 흘린 땀은 부처를 보는 순가 눈 녹듯 사라진다. 

그러나 다수의 이해 관계가 얽힌 현대건축에서 이를 실현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듯하다. 

(본문중에서 p56)


때로는 우연한 만남이라는 것이 우연한 산책이나 여행을 통해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뜻하지 않은

만남안에서 건축이라는 주제가 내안에 들어왔을때 그 의미를 생각해보면 고개를 끄덕일 기회를 

만나게 되기도 한다. 사찰이라는 공간이 그저 '절'이라는 한음절의 단어로 뇌리에서 흘러가 

버릴수도 있겠지만 저자가 말하는 건축의 의미라는 주제 안에서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또 

느낄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또한 이러한 의미를 현대건축 안에 수용해서 녹여넣는 과정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도시의 낡은 주거지를 대규모로 개선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공공의 

이익이다. 재개발을 하더라도 그것이 원주민의 형편을 겨우 벗어나는 수준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누구나 쾌적한 환경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우리 

스스로 삶터를 소홀히 여기는 동안 우리 기억이 머물 처소도 함께 사라지지 않았던가. 

(본문중에서 p127)


난개발과 반듯하게 정리된 도시의 이미지의 차이. 무엇일까? 최근에 재건축, 재개발이라는 말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도시에 모든 환경을 바꾸어온 것은 주변을 조금만 둘러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중심이 될만한 역 주면으로 구시가지의 모습들은 이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하지만 아직도

재개발 지구 안에서 자신들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어디론가 떠나야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안에서 안타까운 여러 사연들. 누구를 위한 건축인가라는 말을 하기 이전에 자본주의의

논리라는 문구만을 남길 수 밖에 없는 것이 그저 씁쓸할 뿐이다.



사람의 인식 구조는 기승전결에 익숙하다. 그러므로 건물에 접근하는 사람들의 동선은 매우 

중요하다. 건축에 접근하는 방식은 건축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건축가는 예측 가능한 여러 가지 요인과 사안들을 따라 건축을 디자인한다. 진입 방향을 

제시하고 또 틀기도 하며, 막아서고 열어주며, 채우고 비워 건축적 공간을 형성한다. 건축 

읽기가 끝나면 머릿속에 순서를 정해놓고 하나씩 사진을 찍어나가면 된다. (본문중에서 p160)


저자인 김재경 작가는 자신의 건축사진에 대한 철학에서부터 그간의 다양한 경험들을 하나하나의

주제를 통해서 풀어놓고 있다. 때로는 건축사진과 디지털 후보정에 대한 디테일부터, 건축과 

우리의 삶이라는 무거운 주제까지를 짧은 지면이지만 자신의 사진작품과 조화를 이루어 설명해 

나간다. 작가 자신에게는 긴 작업의 기억들이 스처지나가고 필자와 같은 독자에게는 건축사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물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사진은 즉각적을 진실을 누설하는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 연출을 통해 적극적 의미의 

이미지를 생산하려는 양상이 지배적인 것 같다. 세상이 많이 변한 탓도 있지만 복잡한 현대사회의 

제 현상을 사진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방법의 기록적 측면은 조금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오히려 비쳐지는 실제와 연출된 가상이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충격과 진동을 

유희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더 큰 관심이 있는 것 같다. (본문중에서 p224)



아주 예전의 사진이라면 필름면에 맺힌 상을 더 또렷하게 얻기위해 노력했다면 지금의 사진은 디지털

이라는 막강한(?) 도구의 힘을 빌어 마치 종합예술이라는 다소 진부해보이는 용어와의 만남을 통해서

우리에게는 약간 모호한 예술의 영역으로 그 발자취를 옮겨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때로는 예술이라는

것이 우리의 생활안으로 들어와 그 경계를 알 수 없도록 녹아들기도 하는 것처럼 어느 것이 현실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몽환적인 느낌안에서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건축사진이라는

다소 어려워 보이는 주제에 대해서 이러한 실제 공간과 가상의 환경이라는 부분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주제라는 것을 일깨워 준 것이 바로 이 책 안에서 새로운 깨달음 아닐까?




- Real Prince -



팁텍톡!의 글이 유용하다고 생각되시면 아래를 활용하셔요.
Follow JoyfulPrince on Twitter 트위터로 만나고 싶으시면 눌러주세요.
  이메일로 연락하고 싶으시면 눌러주세요.


반응형